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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80’ 흥행돌풍, 대기기간만 최소 ‘6개월’
출시 2주만에 올해 목표 달성…수입 경쟁모델 대비 낮은 가격 등 인기원인
2020-01-28 06:01:59 2020-01-28 06:01:59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 모델 ‘GV80’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2만대가 넘는 계약이 이뤄지면서 대기기간만 6개월이 넘을 정도다. GV80이 해외 진출을 하게 된다면 현대자동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사례와 같이 ‘출고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출시된 GV80의 계약대수는 2만2000대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는 GV80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이례적으로 사전계약을 실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출시 당일에만 1만5000대의 계약이 이뤄지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출시행사에서 GV80의 올해 판매 목표를 2만4000대라고 밝혔다. 출시한 지 2주도 되지 않아 연간 판매 목표에 근접한 실적을달성한 셈이다.
 
GV80는 울산2공장에서 생산되는데, 2월까지 월 2000대, 3월부터는 월 4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GV연내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진출할 경우 국내 고객들의 대기기간은 현재 6개월에서 더 늘어나 팰리세이드처럼 출고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팰리세이드는 두 차례 증산을 했음에도 미국 시장 진출로 수요가 늘면서 대기기간은 아직도 최소 6개월이다. 
 
GV80의 계약대수가 2만대를 돌파하면서 출고 대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 판매대리점 관계자는 “GV80가 예상을 뛰어넘는 관심을 받고 있으며, 지난주에 이미 계약대수 2만대를 넘어섰다”면서 “첫 날에 계약한 고객들은 2~3개월 내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지만 현재 계약하면 최소 6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도 “GV80에 대한 여론이나 평가에 신경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GV80의 성공 요인으로는 수입 럭셔리 SUV에 비해 낮은 가격이 거론된다. 제네시스는 GV80의 경쟁모델로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 볼보 ‘XC90’ 등을 꼽았다. 그 외에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렉서스 ‘RX350’, 아우디 ‘Q7’, 링컨 ‘에비에이터’ 등도 경쟁모델로 분류된다. 수입 경쟁 차량의 가격은 8000만원 초반에서 시작해 모델에 따라 1억원을 넘어선다. 
 
반면, GV80 3.0 디젤 모델의 가격은 6580만원부터 시작한다. 기본 모델에도 이중접합 차음 유리, 블랙 하이그로시 내장재, 10 에어백 시스템, 천연 가죽 시트, 14.5인치 제네시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 기능 등이 적용됐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15일 GV80 출시 행사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발언했다. 사진/김재홍 기자
 
제네시스는 별도의 트림 없이 기본모델에 고객이 원하는 옵션으로 차량을 구성하는 ‘유어 제네시스(Your Genesis)’ 시스템을 도입했다. 풀옵션을 선택할 경우 차량 가격은 9000만원에 육박하고 악세사리인 사이드 스텝(49만원), 차량보호필름 & 프로텍션 매트 패키지(65만원)까지 선택하면 9000만원을 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 모델에 옵션을 추가해 시작가격을 7000만원대로 설정했다면 심리적 저항이 컸을 것”이라며 “국내 프리미엄 SUV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언급했다. 
 
판매대리점이나 GV80 인터넷 동호회의 계약인증을 보면 7000만원 후반에서 8000만원 초반대 가격 선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 대리점 관계자는 “4륜 AWD(350만원), 서라운드 뷰 모니터,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후측방 모니터 기능이 되는 드리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Ⅰ(180만원), 무광(70만원) 등의 옵션 선호도가 높다”면서 “고객들이 7000만원 중후반대로 옵션을 구성하는 경우가 가장 많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GV80 내부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한편, 제네시스는 이르면 3월, GV80의 2.5 가솔린, 3.5 가솔린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2.5 모델의 경우 현대차 싼타페나 팰리세이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디젤 모델보다 가격이 200만~300만원 정도 낮게 책정된다면 수입 경쟁모델에 비해 확연한 가격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기본 옵션에서 일부 기능을 빼더라도 2.5 가솔린 모델의 가격이 5000만원 중반대부터 시작하면 현재 3.0 디젤 차량보다 높은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현재 GV80의 인기는 국내 프리미엄 SUV 모델에 대한 희소성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본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GV80의 희소성이 떨어지고 수입 브랜드에서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가격 차이를 줄인다면 GV80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입 브랜드 입장에서는 GV80에 대응하기 위해 경쟁 모델보다는 한 체급 아래 모델에 대한 할인이나 AS를 강화할 수 있다”면서 “벤츠를 예로 든다면 GLE보다 가격대가 비슷한 ‘GLC’의 상품성을 높이는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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