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부터 자동차보험료가 최대 4% 가량 인상된다. 실손보험료는 최대 9% 인상될 예정이다. 사진은 중부고속도로 증평나들목으로 향하는 자동차전용도로 상행선이 귀경객과 나들이객이 몰고 나온 차량에 꽉 막혀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올해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가 일제히 인상된다. 누적 적자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지만, 자구노력 없이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긴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2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부터 자동차보험료가 최대 4% 가량 인상된다. 실손보험료는 최대 9% 인상될 예정이다.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부문이 손해율 악화로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10조원이 넘어섰다는 게 인상 배경이다. 지난해 적자 규모만 자동차보험은 1조5000억원, 실손보험은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 물가는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인 0%대로 떨어진 반면 공공의 성격이 강한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은 지속 인상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손보사들의 엄살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계는 작년 2조1996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24.6% 감소한 건 사실이지만,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는 여전히 큰 폭의 흑자를 낸다는 방증이다.
손보사들이 과잉 수리와 과다 진료로 인한 보험금 지급 누수를 막고 속도감 있는 구조조정 등 자구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보험사 CEO들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해서 보험사들이 가입자에게 돈을 더 내라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자구노력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임금과 조직 개편 등 속도감 있는 구조조정과 비합리적인 상품 설계를 개선하는 노력도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손보사들이 지난해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 희망퇴직 등을 속속 단행하며 조직을 슬림화하고 있지만 10년 동안 이어진 손해율 악화를 감당하기엔 너무 늦은 데다 규모도 작다.
과당 경쟁을 자제해 초과사업비 발생을 0%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손보사들은 보험료 산출을 위해 1년 동안 쓸 사업비 규모를 정하지만, 모집 수수료 과당 경쟁으로 실제 쓴 사업비 규모는 이보다 크다. 이로 인한 초과사업비 발생은 해마다 보험료 인상요인이 돼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아울러 자동차보험 계약자들간의 합리적인 보험료 차등화 등 상품 구조 자체의 개편을 위해서는 현행 보험사 CEO의 임기 내 단기 성과 위주 영업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단위 평가를 받는 보험사 CEO들이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기 보다는 단기성과에 급급해 정작 필요한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구조 자체의 맹점 찾는 일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한편에선 최근 손보사 중심으로 치아보험, 치매보험 등 과당 경쟁이 벌어져 불완전판매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각 사마다 조직개편과 임원감축을 시도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의견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보험료 인상 추진과는 별도로 보험금 누수를 유발하는 제도 개선은 물론 각 보험의 구조 개편과 비급여 관리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추진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