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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리듬)카카오, '실검·댓글' 폐지...네이버는 '주춤'
2019-12-24 15:58:11 2019-12-24 17:40:26
 
 
다음, '실검 서비스' 내년 2월 중단…10월 연예뉴스 댓글도 폐지
인물 관련 검색어·자동완성기능 23일 폐지
'조국 사태'·'유명인 자살' 등 포털 공공성 의문 제기
카카오 "사회적 책임 느껴…다각도 검토"
카카오는 연예댓글·실검 폐지, 네이버는 '신중'
이용자 4천만 네이버…"이용자 반응 살펴야"
실검·댓글 폐지 여론 압도적으로 높아
이용자 46.7% 실검 폐지 지지…반대 27%뿐
실검 폐해 공감 응답자도 44%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앵커]
 
포털사이트 연예 뉴스 댓글을 없앤 카카오가 이른바 '실검'이라 불리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도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설리, 구하라 등 최근 악성 댓글에 시달려온 연예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반복되고, ‘조국사태’ 때 발생한 ‘실검전쟁’ 같이 포털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여론을 장악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중기IT부에 김동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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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자, 어제 발표된 카카오의 서비스 개편안, 일명 실검 폐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포털 다음을 서비스 중인 카카오는 바로 어제 실시간이슈검색어, 이른바 실검 서비스를 폐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폐지 시점은 내년 2월입니다. 실검 서비스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포털 이용자의 입력 증가 비율이 높은 검색어를 순위로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포털 이용자의 관심사를 한눈에 알 수 있어 국내 포털 서비스 성장의 핵심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지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조 전 장관 찬반 세력이 검색 순위를 장악하는 일이 벌어지며 개편·폐지 여론이 올라간 상황입니다. 카카오는 지난 10월 연예뉴스 댓글 폐지를 발표하며 실검 서비스 중단 가능성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주목할 점은 인물 관련 검색어 서비스 폐지 내용입니다. 관련 검색어란 이용자가 원하는 검색 결과를 쉽게 얻도록, 입력한 검색어에 대한 추가적인 검색어를 제시하는 서비스입니다. 이용자가 실제 입력한 검색어를 기계적으로 분석해 관련 검색어를 자동으로 추출하는데요. 예를 들어 '날씨'를 검색하면 검색화면 상단에 서울날씨, 주간날씨 등 많이 검색된 단어를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인물 검색어의 경우에는 이러한 관련 검색어를 제공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이와 함께 검색어 자동완성 기술인 서제스트 기능도 인물 검색어에서 배제했습니다.
 
[앵커]
 
카카오의 실검 폐지. 갑작스럽게 나온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서비스 개편 배경이 뭡니까.
 
[기자]
 
앞서 잠깐 설명 드렸듯이 지난 8월부터 조 전 장관과 관련한 각종 의혹들이 연이어 보도되며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는 관련 검색어들이 차지했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등 단순 단어가 아니라 '조국힘내세요', 조국사퇴하세요'와 같은 문장으로 구성된 검색어들이 찬반 세력의 지지로 순위에 올라갔다는 추정들이 나왔습니다. 이에 포털 사이트가 여론 조작의 통로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나 포털이 이를 방조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들이 힘을 얻었습니다. 여기에 최근 유명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해 포털이 과연 순기능을 하고 있나라는 의문들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10월 연예뉴스 댓글을 폐지 발표와 함께 실검, 인물 관련 검색 등의 서비스도 개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카카오는 여론 형성의 장인 포털 서비스 사업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느낀다며 다각도로 서비스 개편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실검 폐지 역시 그 후속 작업의 하나로 카카오는 내년 상반기 포털 다음을 전면적으로 개편할 계획입니다.
 
[앵커]
 
다음과 함께 국내 대표 포털 사업자로 성장한 네이버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기자]
 
다음이 연이어 서비스 폐지와 같은 굵직한 개편 내용을 발표하고 있는 반면 네이버는 서비스 변화에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역시 앞서 말씀드린 실검, 댓글, 인물 검색어 등 같은 서비스에서 논란이 일고 있지만, 갑작스런 서비스 개편에 따른 부작용을 훨씬 우려하는 모양새입니다. 4000만 이용자, 전국민이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만큼 이용자 반응을 살피며 데이터를 모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의 실검 서비스인 급상승 검색어의 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지난달 말 급상승검색어에 인공지능 검색어 추천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네이버 이용자들은 실검에서 필터 조절을 통해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가 실검 순위에 노출되는 것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벤트·할인 정보에 대한 노출 조절 필터가 적용됐고, 향후 해당 카테고리를 넓힐 계획입니다. 필터 조절 기능과 함께 추가된 기능으로는 이슈별 묶어보기도 있습니다. 비슷한 주제의 검색어를 하나의 검색어로 묶어서 보여주는 필터입니다. 예를 들어 어제 새벽에 있었던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첼시 경기 이후 실검에 '토트넘 첼시'라는 검색어가 올라가 있었는데요. 이슈 묶어보기로 바로 옆에 토트넘 소속의 손흥민 선수와 첼시 소속의 뤼디거 선수가 함께 노출됐습니다.
 
[앵커]
 
네이버와 카카오의 서비스 개편 요구에 대한 여론은?
 
[기자]
 
현재 나온 여론 조사로는 실검 폐지 여론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0월 말 다음 연예뉴스 댓글이 폐지된 이후 약 한달 뒤인 이달 초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7%가 실검 폐지를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실검 폐지를 반대한다는 입장은 26.8%였습니다. 이와 함께 실검 운영에 있어 이점이 더 크다고 답한 사람은 17%였으며, 부작용과 폐해가 더 크다고 응답한 사람은 44%였습니다. 대체적으로 실검 폐지 여론이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검 찬반 여론과 함께 조사한 댓글 운영 찬반에 대한 설문도 있었는데요. 응답자의 56.5%가 댓글 운영에 따른 부작용과 폐해가 더 크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댓글 운영유지에 따른 이점이 크다고 응답한 사람은 10.6%였습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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