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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5주년 '넥슨', 재정비 통해 내실 다지기
부분유료화 모델·해외시장 개척 등 게임산업 선도
올초 매각 불발 후 유력IP 중심 '선택과 집중' 행보
2019-12-21 12:00:00 2019-12-21 12: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넥슨이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지난 1994년 설립 이래 성공가도를 달린 넥슨은 전 세계 190여개 국가에 약 60종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했다. 국내 게임업계 맏형으로 우수한 지적재산권(IP)을 확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며 게임산업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오는 26일로 창립 기념일을 맞는 넥슨의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올해 초부터 매각 이슈가 불거졌고, 조직 개편을 이유로 지스타에도 불참했다. 지스타가 개최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넥슨은 2000년대 초반까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1996년 텍스트 머드(MUD) 게임이 주류를 이루던 상황에서 첫 그래픽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나라'를 출시했다. 1999년 선보인 '퀴즈퀴즈'에서는 부분 유료화를 적용하며 주목받았다. 부분 유료화는 현재 게임 비즈니스 모델의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당시 정액제와 패키지 게임으로 양분돼 있던 시장에서 넥슨이 처음 도입한 모델이다.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나 '카트라이더' 등의 캐주얼 게임 장르도 넥슨이 주도하며 인기를 끌었다.
 
또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려 미국과 일본, 유럽 등지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우수한 게임 개발사들과 손잡고 성공적인 투자 성과를 이끌었다. 해외 시장을 위해 우수한 IP와 인적 자원 확보가 필수적이란 판단이 작용했다. 2004년 '메이플스토리' 개발사 위젯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우수 IP 확보에 나선 이후, 2008년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 인수에도 성공했다. 던전앤파이터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넥슨에 매년 1조원 이상을 매출을 가져다주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 100억달러(약 12조원)에 달라는 글로벌 타이틀로 자리 잡았다.
 
이에 2000년 매출이 124억원에 불과했던 넥슨은 2018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2조5296억원으로 200배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넥슨이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1조793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71%에 달한다. 바로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등 스테디셀러 IP들의 장기 흥행에서 비롯한 성과다. 다만 기존 IP들이 안정적인 실적에도 불구, 모바일 게임시장의 계속된 부진과 새로운 흥행 대작의 부재는 넥슨을 주춤하게 하는 요소다. 올해 초 넥슨 지주회사인 NXC의 김정주 대표가 넥슨 매각을 추진했던 배경에도 현재 넥슨이 처한 상황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6월 매각이 불발된 이후, 넥슨은 다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체질 개선을 위해 주요 IP 중심으로 사업부를 통합했다. 개발 중이던 신작 프로젝트들을 중단하거나 흥행에 실패한 게임들을 과감히 정리했다. 반면, 지난 9월 원더홀딩스에 3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면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외부 고문으로 영입했다. 허 대표는 네오플 창업자로, 던전앤파이터 개발을 주도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재정비에 나선 넥슨은 내년 자사의 유력 IP를 활용해 '바람의나라: 연'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카운터사이드' 등으로 반등에 나선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넥슨 판교사옥. 사진/넥슨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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