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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투자ㆍ출연기관 임금 첫 공시…남녀 격차 최대 46%
전체 노동자 중 여성 비율은 18% …근속 기간도 7.7년 짧아
2019-12-09 15:33:20 2019-12-09 17:11:57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에서 성별 임금 격차가 최대 46%로 조사됐다. 전체 노동자 중 여성 비율은 18%에 불과했으며, 평균 근속기간도 남성보다 7.7년 낮았다.  
 
시는 22개 투자·출연기관의 기관별 성별 임금 격차와 직급별·직종별·재직년수별·인건비구성항목별 성별 임금 격차를 9일 시 홈페이지에 공시했다고 밝혔다. 성별 임금 격차는 서울연구원이 46.42%로 가장 높고, 서울에너지공사(40.99%), 서울산업진흥원(37.35%) 순이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성별 임금 격차 34.6%보다 높은 수치다.  
 
서울연구원과 서울산업진흥원은 2017~2018년 정규적 전환이 이뤄진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격차가 커진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남성 재직기간이 여성보다 길고, 교대근무직을 모두 남성이 맡고 있어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디자인재단(29.92%), 서울관광재단(29.56%), 서울신용보증재단(29.44%),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28.79%), 서울주택도시공사(27.54%) 등이 뒤를 이었다. 
 
시는 기관 전반의 여성 노동자 비율 자체가 낮고, 평균 근속기간은 남성이 더 긴 점 등이 성별 임금 격차가 나타나는 근본적·구조적인 문제라고 파악했다. 공시대상 전체 노동자 중 여성 비율은 18%이며, 평균 근속기간은 남성이 여성보다 7.7년 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교통공사와 같이 규모가 크고 오래된 기관일수록 여성의 비율은 1만5000여 명 중 8.7%로 매우 낮고, 여성의 평균 근속기간은 175.1개월로 남성 231.3개월보다 짧았다. 
 
대부분의 기관에서 상위직급으로 갈수록 여성 비율이 낮아지는 점, 건축·토목·기계 같은 분야는 남성 중심 직종이라는 인식이 아직 강한 점도 임금 격차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예컨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상위직급(1~2급)에 여성이 없으며 건축, 토목 등의 직종이 많은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상위직급(1~3급)에 남성이 88%를 차지했다. 
 
시가 전국 최초로 시행한 성 평등 임금 공시제는 성별, 고용 형태별 임금과 근로시간 등 노동 관련 정보공개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성별 임금 격차 공시 대상은 2018년 만근한 총 2만2361명이다.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성별에 따른 비합리적인 임금 격차를 해소하고, 성평등한 임금을 지향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시는 '성평등임금자문단'이 자체 개선계획을 이행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성평등 임금공시 대상을 투자출연기관의 비정규직과 시 민간위탁기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성평등임금공시 토론회'에서는 성평등임금공시에 대한 각계 의견이 제시됐다. 대부분 필요성과 취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기업의 조직 문화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성평등임금공시 제도가 발걸음을 뗐다는 데서 의미가 깊다"면서 "이 제도를 발전시키고 격차를 어떻게 개선해나갈 것인지가 큰 과제"라고 말했다. 투자·출연기관 사용자 측 대표인 서울주택도시공사의 강인구 인사노무처장은 "이번 성평등 임금 공시제 시행을 계기로 여성 관리자 발굴과 육성의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라고 했다. 
 
각계에서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성평등임금공시 토론회에 참석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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