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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재편 앞둔 이통시장, 콘텐츠로 승부수
2019-11-26 16:00:37 2019-11-26 16:00:37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인터넷(IP)TV 중심으로 유료방송 시장 재편이 전개되는 가운데 IPTV 사업자인 이동통신 업체들이 콘텐츠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콘텐츠 영향력을 키워 플랫폼 역량을 높이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통사의 OTT 사업까지 가세하며 유료방송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26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들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서거나, 콘텐츠 확대를 위한 투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KT는 올레tv 모바일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인 연남동 패밀리 방영을 시작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제작을 지원하고, KT가 제작 투자했다. 제작은 코탑미디어가 맡았다. 시청은 올레tv 모바일에서만 가능하다. 특히 이번 오리지널 콘텐츠는 KT가 직접 기획하고 투자한다는 점에서 이전에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와 차별점이 있다. KT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 디스커버리와 콘텐츠 사업 협력 및 합작투자회사(JV) 설립도 체결했다. KT그룹의 스카이티비와 디스커버리 아시아는 연내 합작투자회사를 만들어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국내외 시장에 선보인 다는 것이 골자다. KT 그룹차원에서 콘텐츠 강화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LG유플러스 모델들이 IPTV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종합유선방송(SO)과 인수합병(M&A)를 통해 몸집을 키우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콘텐츠 투자를 계획 중이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사를 남겨놓고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유료방송 M&A가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LG유플러스는 24.54%, SK브로드밴드는 23.92%의 점유율을 영위하게 된다. 콘텐츠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LG유플러스는 앞으로 5년간 미디어 콘텐츠 제작·수급 등 통신방송 융복합을 위해 2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통신방송 콘텐츠 투자 계획은 최근 5년 간 LG유플러스가 관련 분야에 집행한 연 평균 투자액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한 규모다. 2조6000억원 가운데 방송 콘텐츠 규모를 확정지을 수는 없지만,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와 콘텐츠 경쟁력에 상당부분 투입될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모바일뿐 아니라 TV를 활용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뉴미디어 콘텐츠에도 상당부분 투자될 것으로 관측된다. 
 
SK브로드밴드 모델이 자사 IPTV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SK브로드밴드
 
SK텔레콤은 지상파와 협업모델인 OTT 웨이브를 중심으로 콘텐츠 확대를 펼치고 있다. 우선 오는 2023년까지 3000억원을 콘텐츠에 투자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2000억원을 지원하고, 회수자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서 자본 투자는 물론, 기술 협력 및 제작 역량 교류·육성 등을 지원하는 아시아 콘텐츠 스튜디오 설립을 제안하기도 했다. 주도적인 미디어 콘텐츠가 있어야 시장을 이끌 수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아울러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LG유플러스처럼 콘텐츠 투자계획을 세울 가능성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플랫폼 시장을 쥐고 가려는 이통사들이 콘텐츠 없이는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플랫폼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콘텐츠 기업과 협업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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