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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리멤버' 이용자, 플랫폼 성장시키는 토양…비즈니스 기회 연결"
정현호 드라마앤컴퍼니 COO, 경력직 인재 검색 서비스 '리멤버 커리어' 기획
리멤버, 명함 넘어 비즈니스 관리 플랫폼으로 발전
2019-11-27 06:00:00 2019-11-27 08:31:12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명함관리 앱으로 비즈니스 이용자에게 친숙한 '리멤버'가 올해를 기점으로 진화를 시작했다. 이용자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기 위해 지난 7월 경력직 인재 검색 서비스 '리멤버 커리어'를 내놓았다. 출시 6개월이 지나지 않았지만 프로필 등록자 50만명, 리쿠르터 5000명을 확보하며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정현호 드라마앤컴퍼니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난 19일 서울시 강남구 드라마앤컴퍼니에서 만나 리멤버 커리어 현황과 향후 방향성에 대해 들었다. 씨티은행에서 기업금융 심사역으로 근무하던 그는 드라마앤컴퍼니 설립 초기에 합류해 리멤버 서비스 성능 개선부터 리멤버 커리어 서비스 출시까지 서비스 전반의 기획을 담당했다.
 
정현호 드라마앤컴퍼니 COO가 지난 19일 서울시 강남구 드라마앤컴퍼니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드라마앤컴퍼니
 
드라마앤컴퍼니 초창기에 합류했다. 기존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회사에 합류한다는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합류를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나.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와 대학 선후배 사이로 송년회 자리에서 만났다. 그 자리에서 합류 제안을 받았지만 이미 꾸려진 가정도 있고 재직 중이던 은행의 연봉이나 복지 등을 포기하기 어려웠다. 이후에도 꾸준히 근황을 주고받으며 사업 내용을 묻다 보니 조금씩 관심이 생겼다. 그 사이 인사 발령이 나면서 회사 내에서도 새로운 환경에 놓여진 상황이 됐다. 어차피 새로운 환경이라면 드라마앤컴퍼니에서 시작해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전적 부분도 고민했지만 이런 고민이 의사결정에 중요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은 주객이 바뀌었다고 판단했다. 그런 요소를 배제하고 결정했다.
 
2013년 드라마앤컴퍼니 입사 시 회사 규모는 어땠나. 당시 유입되던 이용자 수는.
 
합류할 당시 최 대표, 디자이너 1명, 개발자 3명 등 총 5명이 있었다. 나를 포함한 3명이 동시에 들어오며 8명 규모가 됐다. 서비스 초창기에는 하루에 100~200명 정도 가입했다. 지금은 한시간에도 그보다 넘는 사람이 가입하지만 당시엔 하루에 200명만 가입해도 성과로 자축했다.
 
드라마앤컴퍼니 합류 후 처음으로 기획한 서비스는 무엇인가.
 
초기 업무는 기획자보단 프로젝트 매니저(PM)였다. 처음 올 때도 기획자 업무를 기대하고 입사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회사에는 정부 과제 진행이나 투자 유치 등 사업계획을 세울 비즈니스 관련 담당자가 없었다. 사업 계획을 세우거나 투자 유치 등 행정적 업무를 지원할 생각이었다. 입사 한두달이 지났을 무렵 PM 역할을 맡기로 내부에서 결정했다.
 
PM을 맡고 리멤버라는 서비스를 빠른 시기에 출시하고 가능성을 보자고 회사에서 의견을 모았다. 출시 후에도 기능, 디자인 등 전반적인 완성도가 떨어진 부분이 곳곳에서 보였다. iOS 버전 출시도 준비했다. 성능 개선, 이용자 인터페이스(UI) 개선, iOS 출시 등 프로젝트가 2014년 한해 동안 진행됐다.
 
매주 월요일 드라마앤컴퍼니 직원들이 모여 진행하는 '월드톡(월요일 드라마인들의 톡)'. 사진/드라마앤컴퍼니
 
지금은 그동안 쌓은 2억장 명함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명함이 입력된다. 하지만 출시 초창기에는 명함을 일일이 수기로 입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능 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명함 촬영이었다. 명함 입력의 질을 높이고, 명함을 보기 좋게 자르도록 노력했다. 100장, 200장의 명함을 추리고 조명도 다르게 하며 촬영했다. 촬영 기능이 있는 다른 앱도 10개씩 내려받아 비교도 해봤다. 운영 정책도 하나씩 맞춰갔다. 입력과 속도를 개선하고 타이피스트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활동들을 만들었다. 가입자가 100명, 200명 혹은 1000명 등 들쭉날쭉했다. 가입자가 폭증하면 명함 입력을 위해 8명 직원이 모두 달라붙어서 해결했다.
 
최근에 출시한 리멤버 커리어에 대해 소개한다면.
 
인사 담당자가 능동적으로 인재를 찾는 서비스다. 그동안 채용이 공고가 올라가면 입사 의지가 있는 사람이 찾아보는 디스플레이 광고 형식이었지만, 이제는 인재를 원하는 회사가 경력직을 '모셔오기 위해' 회사를 소개하고 설득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리쿠르터가 계정을 신청하면 회사가 신청 내용을 기반으로 인사·채용 담당자임을 확인하고 승인한다. 인사 담당자는 인재 검색 서비스를 통해 프로필을 등록한 이용자의 경력, 기술 등을 검색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안하고 이용자가 수락하는 구조다.
 
인재를 직접 찾는 대표적인 서비스로 '링크드인'이 있다. 일련의 흐름은 비슷하지만 인사 담당자의 피드백을 받아 보면 응답률 측면에서 리멤버 커리어의 강점이 나타난다. 링크드인의 경우 이용자 응답률이 낮다는 평가다. 리멤버 커리어는 인사 담당자가 메시지를 보내면, 이용자가 이 메시지를 읽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응답률도 80%(메시지 발송 후 24시간 이내) 이상이다.
 
리멤버 커리어 기획은 어떻게 시작했나.
 
리멤버는 명함으로 비즈니스맨이 모여 플랫폼 안에서 필요한 사람을 찾고 연결되는 '비즈니스 네트워크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결'에 대해 고민하며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모습을 그려보자며 시작했다. 처음에 그린 모습들은 △사업에 필요한 영업·제휴처 매칭 △전문가 매칭 △사업 파트너 매칭 등을 구상했다.
 
이러한 여러가지 목적의 매칭을 어떻게 풀까 고민했다. 그러나 여러 목표를 모두 담으려다 보니 어느 하나 특별한 매칭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러 목적 중 하나만 꼽는다면 무엇을 잘할까 논의했다. 드라마앤컴퍼니는 이 중 채용이 중요한 한축이 되리라 생각했다. 향후 서비스를 확장하겠지만 처음에는 뚜렷한 색깔을 가진 서비스를 만들자는 차원에서 채용을 목적으로 잡고 리멤버 커리어를 출시했다. 향후 리멤버는 이용자에게 여러 목적의 비즈니스 기회를 맞춤화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본다.
 
드라마앤컴퍼니가 지난 7월 출시한 '리멤버 커리어'의 주요 지표. 사진/드라마앤컴퍼니
 
아직 많은 이용자가 리멤버를 명함앱으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리멤버 커리어가 목표하는 실적은.
 
리멤버 커리어가 시작을 잘 뗐다고 판단한다. 4개월 동안 50만명의 프로필이 등록됐다. 이른 시간에 많은 사용자가 프로필을 등록한 것을 보면서 이용자들이 리멤버 커리어 솔루션에 기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해 회사 목표 중 하나가 서비스 이미지를 명함관리 도구(툴)가 아닌 비즈니스 한축을 담당하는 플랫폼으로 바꿔내는 것이었다. 성공을 판단하는 지표를 잡진 않았다. 그러나 이직을 생각하는 직장인이 리멤버 커리어 서비스를 떠오를 정도로 시장에 각인된다면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리멤버를 통해 다른 업계 전문가와 인연을 맺는 커뮤니티 기능도 기대된다. 매칭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향후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달라.
 
지금은 리멤버 커리어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서비스 확대에 대해선 고민이 많다. 리멤버는 확장을 위한 좋은 토양을 갖췄다. 처음 리멤버 커리어를 만들 때 이 서비스만 생각하며 프로필 등록을 받은 것은 아니다. 드라마앤컴퍼니가 비즈니스 관리 플랫폼 서비스를 만들려고 하는데 프로필을 미리 등록하면 다양한 서비스를 먼저 선보이겠다는 의미로 프로필 등록을 받았다.
 
이와 함께 이용자 설문을 받았는데 이용자의 다양한 의견을 알 수 있었다. △좋은 채용 기회 △동종업계 사람과 교류 △오프라인 모임 주선 △자문 등 다양했다. 리멤버 이용자가 플랫폼 안에서 의미 있는 토론과 지식 교류가 일어나길 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측면에서 리멤버 이용자가 플랫폼의 좋은 토양이다.
 
커뮤니티 서비스는 현재 회사 내부에서 비공개시범테스트(CBT)를 진행 중이다. 커리어 서비스에 집중하며 확장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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