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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조 키즈시장을 잡아라)'키즈 불패'…성장 정체 뚫는 돌파구
아동 가구, 불황속 20% 안팎 성장…교육·통신, 영유아 콘텐츠 영향력 확대
2019-11-27 07:00:00 2019-11-27 07: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초저출산 기조 속에서도 키즈 산업이 급속히 성장함에 따라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구, 유통, 교육, 통신 등 업종을 불문하고 기업들은 영유아와 부모들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역성장을 면치 못하는 가구 업계에서는 유아동 가구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 1~10월 기준 한샘의 자녀방 가구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고, 현대리바트도 같은 기간 아동가구 매출이 19.7% 늘었다. 일룸 키즈라인 역시 전년 대비 18%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부터 매년 15%대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대표 제품인 '아코' 소파는 하루 평균 100개 이상 판매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지난 4월 누적 판매량 20만개를 돌파했다. 
 
한샘의 경우 약 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자녀방 가구 신제품 '조이S'의 효과가 컸다. '아이가 성장하는 즐거운 공간-My Space My World'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조이S는 아이에게 꼭 맞는, 아이와 함께 성장해가는 공간을 표방했다. 높낮이와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겸비한 것은 물론 손끼임 방지, 둥근 모서리 처리 등 안정성을 강화했고 아토피, 천식 등의 질환을 방지할 수 있는 E0 등급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현대리바트도 뉴루디 시리즈 등 초등학생용 가구와 리바트 키즈 라인업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별개로 현대리바트는 키즈 특화 홈퍼니싱 브랜드 '포터리반 키즈'로도 재미를 보고 있다. 국내 론칭 전부터 책가방으로 초등학교 입학 시즌 인기 직구 브랜드였던 포터리반 키즈는 지난 2017년 국내 시장에 처음 진입했다. 유아동 가구, 침구, 수예, 홈데코 등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데, 포터리반 키즈 운영사인 미국 윌리엄스 소노마는 국내 키즈 시장의 성장세를 주목, 올해 초 전세계 최초로 신발주머니 7종을 선보였다. 포터리반 키즈가 특정 국가를 위해 단독 상품을 출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가구업계 관계자들은 "출산율 감소, 국내 가구 시장 불황 등 악재가 산적함에도 유아동 제품에서는 자녀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골드키즈' 등의 트렌드 덕분에 실적이 두드러지는 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아동 가구는 기능뿐 아니라 표면재, 가구 목재 등급 등 친환경 요소까지 꼼꼼히 살펴보는 부모들이 많아 그런 부분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웅진씽크빅 영유아 프리미엄 놀이 전집 '오브레인'. 사진/웅진씽크빅
 
저출산의 파고에 직접 노출된 교육 업계에서도 영유아를 타깃으로 한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최근 24개월 이하 아기들을 위한 프리미엄 두뇌 발달 놀이 전집 '오브레인'을 출시했다. 임산부의 태교에서부터 신생아의 자연스러운 오감 발달을 돕는 교구 등으로 구성된 오브레인은 영유아 부문 스테디셀러인 '베베 시리즈'의 명성을 잇겠다는 포부다. 이보다 앞서 웅진씽크빅은 영유아 아이들의 독서를 돕는 스마트 전자펜 '베베톡'을 선보이는 등 영유아 제품군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참고서 출판으로 성장한 NE능률은 지난 2017년 11월 '월령별 학습'을 내세운 영유아 학습 브랜드 '아이챌린지'를 흡수합병한 후 성장의 날개를 달았다. 2016년 535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860억원까지 늘었다. 현재 아이챌린지의 NE능률 매출 기여도는 절반에 육박한다. 
 
이 외에 비상교육도 신규 사업으로 영유아 놀이 콘텐츠를 낙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기관을 상대로 교구나 서적을 제공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윤선생, 삼성출판사 등도 기존의 영어 프로그램을 기관용으로 새롭게 재편해 공급하는 등 영유아 접점을 키우고 있다. 
 
출범 10년을 넘기며 가입자 성장 정체에 빠진 IPTV 업계 역시 키즈 콘텐츠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기준 IPTV 업계의 주문형비디오(VOD) 시청에서 키즈 콘텐츠 비중은 KT 41%, SK브로드밴드 46%, LG유플러스 45%에 달한다. 30%대의 TV 다시보기를 훨씬 상회한다. 이에 따라 IPTV 3사는 핑크퐁TV·뽀로로TV 등 인기 애니매이션만 모아 보여주는 채널을 독점 출시하거나 유튜브 키즈를 연동하는 등 키즈 전용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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