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적신호'
21일 정무 법안소위 분수령…보험업계-의료계 기싸움 팽팽
입력 : 2019-11-19 15:13:15 수정 : 2019-11-19 15:13:15
대한의사협회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 반대 포스터. 사진/대한의사협회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보험업계의 10년 숙원사업인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을 놓고 사회적 합의는커녕 갈등만 커지는 양상이다. 이번 20대 국회에서도 법안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21일 오후 2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쉽게 받도록 병원이 진료내역 등을 전산으로 직접 보험사에 보내도록 하는 게 요지다. 현행 실손보험금 청구는 소비자들이 진단서 등을 떼기 위해 최대 10만원의 비용이 들고, 청구 절차 역시 보험사마다 달라 불편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녹색소비자연대, 소비자와함께 등 8개 시민단체는 번거로운 청구 절차로 보험금을 포기해온 소비자들의 권리 회복을 위해 개정안 통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계기관을 통해 의료기관과 보험사의 일정 부분의 전산망만 연결되며 개인의료정보 남용 장치를 확보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8개 소비자단체는 "개인정보는 이미 소비자 동의를 거쳐 보험사에 제공되고 있어 지금처럼 청구를 서류로 하면 개인정보가 보호되고, 전산으로 하면 유출될 수 있다는 주장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비급여 노출로 병원이 수익내역이 공개되는 것을 우려해 소비자 권리를 막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소비자의 편익만을 생각한다면 통과가 안 될 수 없는 법안"이라며 "국회가 의료계의 눈치를 보는 동안 이미 10년이 흘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보고 있는 만큼 국회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번번이 의료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지난 10년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19일에도대한가정의학회, 개원내과의사회, 서울시의사회 등 의료계 39개 단체들은 반대 성명을 발표하며 법안 개정 강행시 의료계가 전면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환자의 의료기록이 보험사에 유출되며 병원업무가 현행보다 과중된다는 이유다. 의협은 "이 법안은 보험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실손보험 소액 청구를 손쉽게 해서 국민의 편의를 증대시키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실손보험 청구대행 강제화를 통해 환자들의 진료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실손보험 가입거부 차단 등 보험사의 손해율을 낮추겠다는 속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참여연대까지 합세해 보험사가 환자 자료를 축적해 가입자에게 위험분산 기능이 없는 수익성만 극대화된 상품 설계를 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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