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지소미아 연장' 압박하는 미국
"보통 미국인, 주둔비용 근본 의문"…남북 교류사업도 북미관계 종속 모양새
입력 : 2019-11-13 17:36:20 수정 : 2019-11-13 17:36:20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둘러싼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지난해 4월 '판문점 선언' 등을 통해 계기를 마련한 남북교류 문제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14·15일 서울에서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안보협의회(SCM)가 각각 열리는 가운데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MCM 참석차 13일 방한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SCM 참석을 위해 14일 한국에 도착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MCM과 SCM 회의의 공식 의제는 한미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방안,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한 미군기지 이전·반환 등이다. 이와 별개로 올해는 지소미아가 최우선 의제가 될 전망이다. 밀리 의장은 전날 도쿄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난 후 "(지소미아 문제가) 그 곳(한국)에서도 협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소미아) 종료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한 달 새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미 고위당국자들로부터 지소미아 연장 요구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도 지소미아 종료가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가 1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미국 정부의 지소미아 연장 요구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에서 우리 측 분담금 인상요구와 맞물려 이뤄진다는 점이다. 현 상황에서는 지소미아가 예정대로 22일 자정 종료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미국이 안보부담을 이유로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 청구액 인상 주장을 하는 명분으로 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밀리 의장은 "보통의 미국인들은 주한·주일미군이 왜 필요한지, 주둔 비용은 얼마인지, 왜 부유한 나라들이 스스로를 방어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근본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 와중에 남북교류 사업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조했던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가 늦춰지고 결국 금강산 내 남측시설 철거 지시로 이어진 가운데,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이유로 한미 워킹그룹을 꼽는 의견도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남북협력 논의를 위한 기구로 한미 워킹그룹이 출범했지만 실제로는 남북관계 '과속'을 막기 위한 제동장치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금강산 문제를 결국 북미관계 개선으로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남북관계가 북미관계에 종속된 측면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음달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 유예를 선언한다면 사실상 올해는 중단하는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북미 실무회담이 열리도록 해 우리 정부의 촉진자 역할을 확인받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우회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걸려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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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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