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에 은행들 CCO 독립선임 '울며 겨자먹기'
"문제 잇따르자 최근 의무로 분위기 바뀌어…은행들 다수 따른다는 추세"
입력 : 2019-11-07 15:51:44 수정 : 2019-11-07 15:51:44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들이 DLF 사태에 최고고객책임자(CCO) 독립 선임을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다. 소비자 보호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자 그간 ‘권유’에 그친 금융당국의 모범규정이 ‘의무’로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국의 소비자 보호 강화 방침에 탄력을 받고 있어 은행들은 영업활동 위축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달 초 열릴 행정지도 심의위원회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모범규정 개정안을 부의할 예정이다. 강제성은 없지만 행정절차가 마치면 사실상 은행들은 CCO 독립 선임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DLS 사태) 이전에는 당국에서 CCO 선임을 독립했으면 좋겠다는 분위기였으나 최근에는 강화하라는 입장이라 내부에서 고민이 크다”며 “소비자보호 관련 부분들이 계속해 문제가 불거지니 은행들도 대다수 따라야 한다는 추세”라고 말했다.
 
CCO는 기업에 고객의 입장을 전파하고 조언하는 등 고객 관련 이슈를 전담하고 책임지는 자리다. 매출·이익 등을 중시하는 기업 입장이 아니라 고객 입장을 전파하고 조언하게 된다. 주요 시중은행 중 KEB하나은행을 제외한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이 경영기획·사회공헌·준법감시 등의 업무를 맡은 임원이 CCO를 겸직 중이다. 
 
그간 은행과 금융사들은 CCO 독립 선임에 대해 난색을 표해 왔다. 금융당국이 말하는 소비자 보호에 대한 범주가 모호하고, 자본규모·업권내 민원비율 등 변동성이 있는 기준이 독립 선임 의무에 포함된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금융당국은 모범규준상 준법감시인을 겸직할 수 있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대형 금융사도 겸직을 하는 경우가 있고, 이를 통해 소비자 보호를 위한 업무 독립성과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7월 CCO 겸직 금지 담은 모범규준 개정안을 내고 소비자 보호 강화를 예고했다. 원칙적으로 임원급 중 CCO를 지정해 금융소비자 보호 총괄부서를 관할토록 하고, 업무상 독립성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또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이를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을 통해 제도화하는 방안 검토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품 사후관리까지의 CCO 역할이나 자격요건, 책임이 법으로 강제되게 된다.
 
은행들은 당국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CCO 독립 선임이 단순히 새 임원에 대한 비용이나 조직 개편에 따른 인원 충원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은행 상품 개발·판매·관리에 대한 자체 견제 역할이 강화되면서 전반적인 영업활동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은 과거 판매에 따라 관성적인 호실적을 내고 있지만 저금리·대출규제·수수료 수익 감소 등 내년부터는 하향세를 예고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성장성만 따지다보니 자체적으로 제어해줄 집단이 없어 소비자 보호에 관해 간과되는 부분과 사고가 많다”며 “CCO를 중심으로 내부통제를 통한 개선이 우선적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DLF 사태 등 소비자 보호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최고고객책임자(CCO) 독립 선임에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DLS-DLF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DLS피해와 관련해 특별 검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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