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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한민국 금융산업 지속지수)안치용 CSR연구소장 "비재무적 요소, 금융경쟁력 좌우"
지속가능한 성장 위해선 금융사 사회적 역할 중요
금융기관 채용비리·DLF사태, 신뢰지수에 영향
2019-11-07 08:00:00 2019-11-07 08: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안치용 한국CSR연구소장은 '2019 대한민국 금융산업 지속가능지수'에서 은행과 보험업권의 사회적책임과 신뢰지수, 환경 등 비재무적인 요소가 등락을 갈랐다고 분석했다. 금융사의 본업인 여·수신과 같이 재무적인 부문 이외에도 사회와 환경, 노동 등 비재무적인 분야의 활동에 따라 금융사의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2019 대한민국 금융 지속가능지수'의 평가 항목에 변화를 줬다"며 "경제·사회·이해관계자·명성 부문으로 이뤄진 작년과 달리 사회영향·환경·신뢰지수 부문을 새롭게 반영하고 체계화했다"며 "신뢰평가 등 비재문적인 부문이 금융사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종합평가에서 신뢰 부문을 제외하면 점수의 민감도가 조금씩 달라진다"며 "배점으로만 보면 재무와 비재무가 6대 4 정도의 비율로 설계됐지만, 재무는 금융회사가 기본적으로 잘해야 하고, 비재무적인 부문이야말로 금융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고 진단했다. 금융사의 당기순이익과 같은 계량화된 수치 보다 금융소비자의 평판이나 신뢰성(브랜드가치) 등에 따라 당락이 갈라졌다는 의미다.
 
안 소장은 특히 "지난해 일부 대형 은행에서는 채용 비리 등의 문제가 일어나기도 했다"며 “이런 점들은 사회 영향이나 신뢰성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원금손실사태로 문제가 됐던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DLS) 또한 신뢰지수에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그는 "올해 지수는 작년 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DLF 사태가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신뢰지수는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인식 평가로, 소비자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쳤다면 점수에 반영될 수 있고 불완전판매 문제도 사회영향 평가 부문 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민은행이 작년에 이어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한 배경에 대해선 "수익성도 좋았지만, 브랜드 관리와 마케팅도 잘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신뢰지수에서 만점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안 소장은 "은행이나 보험 산업의 경우 하나를 잘 하고, 한 부분을 잘 못한다고 해서 뒤집히는 구조는 아니다"면서 "프로야구를 예로 들면 기본적인 라인업이 탄탄했고, 한·두번의 경기 결과가 아니라 전반적인 경쟁력과 체력이 강한 점이 결과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1년만에 생명보험회사 1위로 올라선 삼성생명과 관련해선 "원래부터 보험 부문의 강자였다"며 "과거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지배구조 리스트 등의 문제가 잦아들면서 그룹 리스크 보다는 자체 보험회사 경쟁력이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그는 다만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미지급 관련 공판 등이 진행되고 있는 점에 대해 "보험회사의 경우 해당 보험사가 얼마나 오래 존속하고, 보험을 지급하는 지도 중요한 요인"이라면서도 "하루아침에 고객 신뢰가 무너지진 않겠지만 한번 무너진다면 복원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속성장을 위한 기업의 책무도 강조됐다. 안 소장은 "지속가능성은 오래갈 수 있는 기업의 장기 생존 가능성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금융회사가 가치를 가지고 의미 있게 성장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책무를 잘 이행하는 금융회사만이 장기적으로 생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최근 금융권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 프로세스를 구축하거나 지속가능채권 등을 발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경, 기후 변화 등을 지원하는 것은 금융기관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의 유도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한국CSR연구소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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