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알자 유사투자자문⑤) 주식투자금까지 알선 …손실은 '모르쇠'
제3자의 금전대여 중개·주선행위 금지…50대이상 피해 많아 '주의요망'
2019-11-01 01:00:00 2019-11-01 01: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유사투자자문 피해가 늘고 있다.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만큼 피해도 줄일 수 있다.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국의 도움을 받아 금감원에 신고된 유사투자자문 피해 사례를 재구성했다. 관련 법조항과 함께 금융투자상품 투자시 유의해야 할 사안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주식투자하면 생활비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꼭 해보세요. 문자로 그날그날 돈을 벌 수 있는 종목을 콕 집어 알려드려요. 저희만 따라하세요"
 
유사투자자문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나는 금융회사 출신이라 다 망한다는 주식투자에는 관심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2년간 구청에 노인 일자리를 신청했지만 한번도 연락온 적은 없었다. 자식들 먹여살리기 힘겨운 아들에게 언제까지 기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장 실장이라는 자의 끈질긴 설득에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싫다는데도 계속 전화를 하며 수익을 보장한다고 했다. 당장 돈이 없다고 하니 이제는 돈을 빌려주겠다며 나서기 시작했다.
 
"저희 회사와 연계된 저축은행이 있어요. 금융회사 출신이라시니 저희가 특별히 사정 이야기해서 5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드릴게요. 이 중에서 300만원은 주식투자하고 200만원으로 서비스이용료 하시면 되요"
 
돈까지 빌리는 것은 꺼림칙했다. 그래서 일단 아들에게 200만원을 빌려 12개월 할부로 서비스에 가입했다. 장 실장에서 카드번호를 불러줬다. 비상금 300만원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이튿날부터 종목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 제때 따라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종목에 대한 매수 지시가 이어졌다. 지시대로했지만 수익률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한달여만에 원금의 절반가량이 사라졌다.
 
"고객님, 저희 문자 리딩대로 바로바로 매수하셨어요? 잘 따라하셔야죠. 그래서 수익 안 난 거에요. 보시면 다 플러스 종목은 맞잖아요? 그렇지요?"
 
그들은 종목을 알려줬는데 내가 잘 따라하지 못해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이야기만 계속 반복했다. 결국 내 잘못이라는 식이었다. 리딩 문자가 점점 뜸해지더니 3개월이 지나자 아예 문자가 오지 않았다. 겨우 연결된 고객센터에서는 "지금 전산망을 교체 중"이라며 둘러대기 바빴다. 나를 가입시키며 책임지겠다던 장 실장 전화번호는 연결되지 않는다. 그때서야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사자자문업자 중에는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 스탁론 메뉴를 연결시켜, 이를 통해 증권회사나 저축은행 등의 주식매입자금 대출 등을 중개하고 주선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유사투자자문업자가 투자자에게 주식투자를 빌미로 금전대여나 중개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98조 위반이다.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에서는 투자자문업자가 투자자에게 금전 등을 대여하거나 중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는 유사투자자문업자에게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사투자자문업자가 투자금을 빌려준다고 유혹하거나 대여업체를 알선해준다고 하더라도 이에 응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유사투자자문업 피해는 50대 이상 중년 및 노령층에 집중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으로 인한 주식투자정보이용 서비스 피해구제를 신청한 소비자 절반이 50대 이상이 절반 이상에 달했다. 50대와 60대, 70대가 각각 31.0%, 18.7%, 8.0%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퇴직을 앞두거나 퇴직한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 주식투자손실을 보게 되면 노후생활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어 유사투자자문 가입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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