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트립', 2세대 아이돌 '동슈'가 4차산업혁명에 빠지다(종합)
유튜브-SM C&C 만남, 동방신기-슈퍼주니어의 예능 여행기
제작진 “전세계 K팝 팬들에게 진솔하고 편안한 모습 확인할 수 있을 것”
입력 : 2019-09-27 14:47:27 수정 : 2019-09-27 14:57:32
[뉴스토마토 김희경 기자]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는 특히 해외 K팝팬들에게 영웅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이 있다. 이번 ‘아날로그 트립’은 그들의 화려한 모습이 아니라 인간적인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전세계의 1% 안에 드는 사람들의 우정과 케미를 보시면서, 이들을 아이돌이 아니라 같은 인간이라는 느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티브 제작대표 코타 아사쿠라)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이름부터 남다른 2세대 레전드 아이돌이 만났다. 17년 전 연습생으로 만났던 멤버들이 다시 한 번 뭉쳐 데뷔 후 최초 여행을 떠난다. 그들의 감성에 맞춰 2002년 복고 콘셉트로 진행된 이 여행은 출연진들에게 있어 잊지 못할 선물이 됐다고 한다.
 
27일 오전 서울 강남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에서는 유튜브 오리지널 ‘아날로그 트립’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코타 아사쿠라 유튜브 APAC 리드, 김지선 PD와 ‘동방신기’ 유노윤호, 최강창민, ‘슈퍼주니어’ 이특, 신동, 은혁, 동해가 참석했다.
 
 
유튜브 오리지널 '아날로그 트립' 기자간담회. 사진/뉴시스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아날로그와 신문물을 동시에 접하다
 
‘아날로그 트립’은 모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가 인도네시아 대자연 속에서 자신들의 자아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이 아이돌로 데뷔하기 전인 2002년으로 돌아가 아날로그 물품을 갖고 배낭여행을 가게 되며 그러질 좌충우돌 스토리가 이번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다.
 
김지선 PD는 지난해 ‘엑소의 사다리 타고 세계여행’을 연출하며 엑소 멤버들의 여행 예능을 다룬 바 있다. 어떻게 보면 이번 ‘아날로그 트립’과 비슷한 포맷을 가져가지 않을까 우려한 상황. 하지만 김 PD는 “엑소는 예능적 구성 장치가 강화된 프로그램이라면, ‘아날로그 트립’은 여섯 멤버들의 진솔한 모습을 다큐멘터리 식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선 PD. 사진/뉴시스
 
“’아날로그 트립’은 한국 리얼리티 예능 최초로 4K로 촬영된 프로그램입니다. 그만큼 많은 장비들을 가져가야 했고, 촬영 중에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촬영을 마친 지금은 매우 뿌듯합니다.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가 특히 SM 내에서 돈독한 사이였다는 걸 알게 됐고, 데뷔 이후에는 두 그룹이 연습생 시절만큼 추억을 쌓는 것이 적어 아날로그 감성의 여행을 가면 어떨까 싶어서 제작을 하게 됐습니다. 모던 다큐멘터리라는 장르가 생소하실 수도 있겠지만,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한 예능적 구성을 보실 수 있을 것이고,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쉽게 몰입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형식이 전해져 전세계 모두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것입니다.” (김지선 PD)
 
하지만 한가지 의아한 점이 있다. 제작진들은 최신식 장비를 구비해 갔지만, 정작 멤버들에게 주어진 것은 200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아날로그 카메라와 휴대전화, 그리고 종이 지도였다. 또 한국이 아닌 자카르타에서 촬영된 것 또한 의뭉스러웠다. 이에 대해 ‘아날로그 트립’ 측은 “두 그룹의 연습생 시절 다니던 수학여행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문화유적지나 자연 보존이 잘 된 곳을 찾던 중 자카르타를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타 아사쿠라. 사진/뉴시스
 
유튜브 크리에이터 총괄자인 코타는 K팝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박재범과 함께 유튜브 오리지널 프로그램 ‘제이팍:쵸즌원’ 기획을 시작으로, 이번 ‘아날로그 트립’은 올해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의 마지막 프로젝트로 구성했다고 한다. 그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을 전 세계적으로 잘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K팝을 좋아하는 팬들의 머릿속에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는 굉장히 영웅적이고 신비한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날로그 트립’에서는 그들을 스타나 아이돌이 아닌 사람으로서 바라보게끔 연출했습니다. 여섯 남자들의 우정과 케미, 자연스러운 여행기를 보면서, 이 사람들이 전세계 1%의 슈퍼스타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분들이 행복과 공감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코타)
 
실제로 슈퍼주니어와 동방신기는 TV 방송에 익숙한 아이돌들이다. 시청률에 민감하고, 즉각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반응을 얻을 수 있는 TV와 달리 ‘유튜브 오리지널’이라는 플랫폼은 그들에게 어색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신동은 “요즘 세대들은 검색할 때 인터넷이 아니라 유튜브에서 검색을 한다더라. 그만큼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좋았다”고 전했다.
 
'슈퍼주니어' 동해. 사진/뉴시스

유노윤호-이특-은혁 아닌 정윤호-박정수-이혁재
 
이번 프로그램에서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모두 예명이 아닌 본명을 사용할 예정이다. 유노윤호, 최강창민, 이특, 신동, 은혁, 동해가 아닌 정윤호, 심창민, 박정수, 신동희, 이혁재, 이동해 등으로 불린다고. 유노윤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저의 과거, 우리들의 연습생 시절에 느꼈던 풋풋한 감성을 많이 느꼈다. 그 공감을 전달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이번 예능에서 각자 맡은 포지션이 있다. 유노윤호는 식량, 최강창민은 총무, 이특은 멤버들의 건강 관리, 신동은 사진, 은혁은 가이드, 그리고 동해는 노래를 담당했다. 그 중 총무 역을 맡은 최강창민의 경우 막내지만 똑 부러지는 재무 관리로 형들을 쥐락펴락했다는 후문.
 
“어쩌다 보니 운 좋게 총무 역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사람이라는 게, 돈 앞에서 약해지지 않습니까? 그리고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나머지 형들이 워낙 착하고, 제가 동생이라고 얕잡아보거나 깔보는 인성을 가지신 분들이 아니라 돈 관리를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강창민)
 
신동은 사진사로 활약하면서 남다른 고충을 겪었다고 토로해다. 어렸을 때부터 기계를 잘 다루는 편이었지만, 카메라 용량이 고작 2GB밖에 되지 않았고, 배터리 시간 또한 오래가지 않아 찍는 시간보다 사진을 백업하고 충전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동방신기' 유노윤호. 사진/뉴시스
 
유노윤호는 ‘정윤호’로 여행을 하며 어린 시절 가졌던 순수함을 다시 되찾은 것 같다고 밝혔다. “어렸을 때는 편지를 자주 썼는데, 데뷔 후 지금은 편지를 쓸 기회가 많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하루하루 각자 이야기를 적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시간을 가지면서 ‘손으로 쓰고 기록하고 그 추억을 담는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최근에도 매일은 아니지만 조금씩 적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 어디를 가고 싶다던가, 나는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적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요즘에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도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가지고 많이 활동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저희들도 이번 방송을 통해 단순히 연예인의 모습이 아니라 한 남자로서, 사람으로서 친구들끼리 일상생활을 추억으로 남겼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만약 이 방송을 보신다면 ‘어? 나도 친구들과 저런 추억을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유노윤호)
 
'동방신기' 최강창민. 사진/뉴시스
 
이와 덧붙여 최강창민은 유튜브의 장단점을 모두 관통하는 한마디를 남겼다. 남녀노소 국적,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사용하는 플랫폼인 만큼 다양성을 추구하지만, 그만큼 자극적이면서 유해한 콘텐츠도 필터링되지 않은 채 올라간다는 문제점이다.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는 그에 대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해답을 찾았다.
 
“사실 유튜브를 이용하시는 분들 중에 ‘어떻게 하면 구독자, 조회수 수를 늘릴까’, ‘어떻게 하면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까’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그런 (유해한)영상들이 범람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저희도 촬영을 하면서 자극적인 예능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저희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그냥 소소하게 나누고, 큰 웃음보다는 연하고 잔향이 오래가는 향수 같은 채널이 되지 않을까 자부할 수 있습니다. 이런 노고를 기울여주신 제작진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최강창민)
 
한편 유튜브 오리지널 프로그램 ‘아날로그 트립’은 오는 10월9일 저녁 10시 유튜브에서 첫 공개된다.
 
김희경 기자 gmlrud15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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