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환송 이어 압수수색까지…이재용, '경영권 승계'에 발목 잡히나
사우디·일본 등 글로벌 행보 제동 우려
삼성, 공식적인 반응 자제하며 상황 예의주시
입력 : 2019-09-27 06:00:00 수정 : 2019-09-27 16:22:18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지난달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의혹을 들여다보는 검찰 수사라는 악재를 만났다. 최근 적극적으로 해외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덫에 걸려 스스로 발목 잡힌 모양새다.
 
26일 검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이복현)는 사흘 전 압수수색한 국민연금공단 기금관리본부·삼성물산·삼성생명·KCC·용인시청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들은 모두 지난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곳이다. 먼저 삼성물산 1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두 회사 합병 당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조건의 합병을 찬성했고 2대 주주 KCC도 찬성표를 던졌었다. 용인시청이 대상에 오른 것도 주목되는데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이전 제일모직 소유의 용인 에버랜드 공시지가가 이례적으로 크게 올라가며 이 부회장 지분이 높은 제일모직 가치가 크게 올라갔다. 
 
결국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로 이어졌다는 의혹을 제대로 입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제일모직 자산은 삼성물산보다 5배 넘게 적었으나 합병 비율은 제일모직 주식 1주를 삼성물산 주식 3주로 쳐주는 1대 0.35이어서 논란을 낳았다. 그간 검찰은 제일모직 지분을 가진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바 가치를 부풀려 합병 비율을 조작한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모아왔다. 수사 초기 삼바의 분식회계 의혹에 주목했던 검찰은 이제는 그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자체를 파헤치고 있다. 
 
검찰 관계자들이 지난 23일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한 뒤 자료를 들고 장내를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지난달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이 있고 그 연장선에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는 점이 중요하다. 당시 대법원은 "삼성에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현안이 존재했다"고 판단하고 삼성이 최순실씨에게 건넨 돈의 대가성을 인정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느냐는 최씨·박 전 대통령·삼성으로 이어지는 제3자 뇌물 대가 관계 입증을 위해 꼭 성립해야 하는 부분이다. 법리상 공무원인 박 전 대통령이 뇌물의 공여자인 이 부회장으로 하여금 뇌물을 제3자인 최씨에게 공여하게 했더라도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면 제3자뇌물수수죄로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법원에 이어 이번 검찰 수사까지 '경영권 승계 작업'을 정조준하면서 최근 사우디에 이어 일본을 찾은 이 부회장의 활발한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17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겸 부총리를 만나 기술·산업·스마트시티 분야를 놓고 삼성과 사우디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고 20일에는 일본을 방문해 삼성전자 일본법인 경영진으로부터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받았다. 이 부회장은 대법원 판결 이후 대외행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글로벌 경영'에 나섰다. 하지만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이 다음 달 25일로 예정됐고 검찰 수사까지 자신을 향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벌어지면서 앞으로 행보가 지금보다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삼성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검찰의 초기 삼바 수사 때만 해도 이례적으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들이 무차별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진실규명의 초기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유죄라는 단정이 확산되고 있다"고 공식 반발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경영권 승계 작업'이 있었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에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 과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만 밝혔고 이번 압수수색 이후에도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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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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