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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벤처캐피탈 설립 잇따라
농협금융, 27일 이사회 안건 논의…우리·DGB금융도 준비중
2019-09-26 20:00:00 2019-09-26 20: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농협금융지주가 벤처캐피탈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에 들어간다. 각 금융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벤처캐피탈 기능을 신규 법인으로 모우고 기업금융(IB)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금융지주사들이 벤처기업을 키우겠다고 나선 것은 정부 혁신금융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벤처캐피탈 설립을 위한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사회에서 승인하면 내년 초에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하게 된다. 법인이 신설되면 농협금융의 9번째 자회사가 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자본금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투자영역은) 농산업과 디지털·ICT 등 혁신산업에 투트랙 전략으로 진행할 예정이다”며 “프로젝트명이나 법인명에 대해선 따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간 농협금융은 벤처캐피탈 설립을 위해 '벤처캐피탈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진행해 해당 내용을 검토해왔다. 신설되는 벤처캐피탈은 농산업 관련 신기술과 벤처펀드 운용을 총괄할 게 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과 농협캐피탈, NH투자증권 등 3개 계열사 업무 중복을 줄이고 전문성을 높이는 등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계열사 참여는 지분참여 방식이 아닌 벤처캐피탈이 설정한 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의 가닥이 잡혔다”며 “그 규모는 아직 시장상황에 맞게 검토 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농협금융의 신규 법인 설립은 최근 정부 혁신금융 활성화 움직임에 따라 벤처캐피탈 설립을 마쳤거나 진행 중인 다른 금융지주들의 모습과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3월 ‘혁신금융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민간에서 대규모 모험자본이 육성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운용사가 자율적으로 개별펀드(자펀드) 규모를 설정하면 크기에 따라 정책자금 지원하고 자펀드의 동일기업 투자한도도 기존 20~25% 수준에서 아예 폐기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또 기업성장에 연속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정책금융 수익의 일부(2~10%)를 운용사 보수로 추가 제공하는 등 인센티브 방안도 마련했다.
 
이에 기존 벤처캐피탈(KB인베스트먼트)을 보유한 KB금융지주는 지난 4월 혁신기업 지원과 관련된 계열사와 함께 ‘혁신금융협의회’를 구축해 5년간 총 2조규모의 벤처펀드를 구성키로 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해 12월 전업 신기술사업금융사로 설립한 ‘하나벤처스’에 혁신성장을 위한 3년간의 총 1조 규모 펀드를 구성했다.       
 
우리·DGB·BNK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들도 벤처캐피탈을 출범을 준비 중이거나 내부 논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진행 중인 핀테크랩의 인큐베이팅 수준을 넘어서 엑셀러레이팅, 투자 회수 등 벤처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음 단계 움직임으로 신규 벤처캐피탈 설립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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