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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불안이 '공급폭탄' 삼켜…헬리오시티 신고가 행진
2019-09-04 13:40:59 2019-09-04 13:40:59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공급 감소 공포가 공급 대란 우려를 삼켰다. 애물단지로 전락할 뻔했던 강동구 그라시움과 송파구 헬리오시티가 인기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급 폭탄이 떨어져 집값이 내릴 것이란 예측을 뒤엎고 신고가를 갱신 중이다. 인근 아파트 시세도 덩달아 뛰며 지역내 부동산 가격도 견인하는 분위기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예고로 신축 단지에 수요가 몰리면서 빚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4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그라시움과 헬리오시티의 분양권·입주권 가격이 치솟고 있다. 강동 그라시움에선 지난달 16일 전용면적 84㎡가 13억4312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6월 같은 면적대는 12억9000만원이 신고가였다. 두 달새 5000만원 이상 가격이 뛰었다. 73㎡는 7월 11억2800만원에서 지난달 11억9000만원으로, 59㎡는 같은 기간 동안 9억9000만원대에서 10억원으로 올랐다. 이외 대부분 면적대에서 실거래가격이 오르며 신고가를 돌파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 입구 모습. 사진/뉴시스
 
송파 헬리오시티도 신고가 릴레이 중이다. 99㎡는 지난 7월 2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인 19억5000만원에서 1억원이 뛰었다. 84㎡는 7월 한달 동안 17억원에서 17억5000만원으로, 59㎡는 14억8000만원에서 15억원까지 올랐다.
 
이들 아파트의 시세와 더불어 인근의 10년 이내 아파트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그라시움에서 직선거리로 약 1km 떨어진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2016년 건축) 전용 84㎡ 매매가격이 지난달 12억1500만원으로 확인됐다. 직전달 실거래가 11억5000만원에서 6500만원 상승했다. 2011년 건축된 인근의 고덕리엔파크2단지도 84㎡가 지난달 7억7000만원에 거래되면서 7월 실거래가보다 1000만원 올랐다.
 
헬리오시티와 1km가량 떨어져있는 래미안송파파인탑(2012년 건축)도 71㎡의 경우 7월에 8300만원이 오르며 12억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현상은 업계의 예측과 정반대다. 시장에서는 9500여세대에 달하는 헬리오시티와 4900세대를 넘는 그라시움이 들어서면 공급 대란으로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헬리오시티와 그라시움은 물론 인근 단지도 몸값이 덩달아 오르고 있다. 특히 같거나 비슷한 면적대에서 헬리오시티와 그라시움이 인근 단지보다 매매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 공급 폭탄의 주역이 지역 시세를 이끄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공급 감소 우려가 이 같은 현상을 만들었다고 진단한다. 수익성이 나빠져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건축 수요와 청약 가점이 낮은 실수요자들이 신축 아파트로 발걸음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로 신축 아파트가 희소해질 것이란 우려에 새 아파트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동안은 헬리오시티와 그라시움을 중심으로 하는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가 상한제로 공급 감소 전망이 우세하고 매물이 적은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앞으로도 신축 아파트 가격이 빠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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