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못하는 ‘돈의문 복원’ AR·VR로 실현
일제 철거한지 104년 만에 복원, 앱으로 감상
입력 : 2019-08-20 15:18:53 수정 : 2019-08-20 15:18:53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사대문 중 유일하게 미복원된 상태로 남아있는 돈의문이 AR·VR로 104년 만에 눈 앞에 나타났다. 서울시는 문화재청·우미건설·제일기획과 함께 추진한 돈의문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를 20일 공개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모바일 앱 ‘돈의문 AR’을 내려받아 정동사거리 주변에서 실행하면 과거 돈의문의 웅장한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시간대에 따라 4가지 이상의 그래픽이 구현돼 돈의문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정동사거리 인도변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돈의문의 역사와 복원 과정에 대한 간략한 정보와 함께 돈의문 AR 체험 앱 설치 안내 정보를 제공한다. 55인치 크기의 키오스크 화면을 통해서는 AR로 재현된 돈의문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2010년 서울시가 발행한 돈의문 복원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에 돈의문 축조기법과 원위치에 대한 고증, 복원 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문화재청 자문위원인 김왕직 명지대 교수, 단청 전문가 정병국 동국대 교수 등 학계 전문가의 철저한 고증과 시각특수효과 전문기업 등의 참여로 복원 작업의 완성도를 높였다. 
 
돈의문 IT 재현의 체험을 확장하고 돈의문 박물관 마을 신규 관광객 유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돈의문박물관마을 내 3층 규모의 체험관도 운영한다. 돈의문 디오라마(축소모형)와 과거사진 전시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돈의문 가상체험 VR존에서는 총 8대의 VR기기를 비치해 돈의문 주변을 둘러보고 성곽에 오르는 실감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돈의문이 세워진 조선시대로 시간 여행이나 한양도성 구간을 VR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일명 서대문이라 불리는 돈의문은 조선시대 한성에서 의주까지 향하는 시발점으로 외교사절을 맞이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1396년 완성된 후 몇 차례의 중건을 거치다 1915년 일제강점기에 철거돼 지금은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 현재의 서대문구와 새문안로 등 당시의 위용을 알 수 있는 지명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당시 일제는 마포에서 서대문·동대문을 거쳐 청량리로 향하는 전차궤도를 복선화하는 과정에서 돈의문이 노선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철거하고 기와와 목재 등을 경매로 헐값에 팔아 넘겼다. 흥인지문만 임진왜란 때 일본군의 개선문이란 이유로 간신히 화를 면했을 정도다. 그렇게 한양도성의 서쪽 대문은 500여년만에 역사 속에서 모습을 감췄다.
 
현대에 와서 복원기술이 발달하면서 다른 주요 유적들과 함께 돈의문의 복원 논의도 활발히 진행됐지만 결과적으로 돈의문만은 제외됐다. 교통난과 보상 문제가 가장 큰 이유다. 서울시는 2009년 지하차도 건설방안을 검토했지만 돈의문이 위치했던 정동사거리 일대는 종로에서 마포·신촌을 잇는 주요 도로였다. 서울 최중심에 위치해 나날이 올라가는 보상비도 큰 장애물이었다. 결국 복원계획은 또다시 좌절됐으며, 이후 인근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돈의문의 현실 복원은 요원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돈의문은 한양도성을 완성하는 마지막 열쇠로써 여전히 중요하다는 평가다. 철거되기 전의 돈의문 모습도 비교적 뚜렷한 사진으로 남아있다. 홍예 구조의 출입문, 정면 3칸, 측면 2칸, 우진각 지붕의 단층 형태다. 숭례문과 흥인지문은 모두 2층 누각으로 돈의문과는 차이가 있다. 현판도 자료 수집 과정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발견됐다.
 
이들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문화재청 등과 협약을 맺고 9개월간 돈의문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프로젝트 총괄 기획을 맡은 가운데, 우미건설은 프로젝트 제안과 예산지원에 나섰고 제일기획은 증강현실 복원 작업과 체험관 기획 및 제작 등을 담당했다. 
 
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서울은 2000년 역사를 간직한 역사도시이자 세계적인 현대도시로서 과거의 역사를 현대의 기술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복원 작업은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VR(가상현실)로 복원한 한양도성의 서쪽 대문인 돈의문.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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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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