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서거 10주기)김한정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 되살려야"
"김 전 대통령, 일본과 공동번영 위한 과거사 반성 촉구"
"북, 북미관계 풀지 않고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도 어렵다는 것 자각"
입력 : 2019-08-16 06:00:00 수정 : 2019-08-16 06:00:00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김대중정부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장 대외협력보좌역,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을 역임하며 주요 외교현안들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한일·남북관계가 어려운 가운데, 1998년 10월 체결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등을 놓고 할말이 있을 듯 했다.
 
김 의원은 지난 13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은 주변국들의 동의가 필요했다. 그래서 대미외교를 강화했고, 대중관계 개선에 역점을 뒀으며, 일본의 시샘·방해를 제어할 필요가 있었다"며 "김 전 대통령은 집권 직후 대일관계 개선에 나섰고 그 첫 단추가 1998년 10월 일본 국빈방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이 국빈방문 중 실시한 중의원·참의원 합동연설에서 1973년 동경에서 있었던 자신의 납치사건을 언급하지 않은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김 전 대통령 납치사건 초기에는 문제 삼았지만 박정희정부 특사를 받아들이고는 봉합해버렸다. 그 피해자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기에 일본 정계·언론은 비상한 관심을 가졌다"며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납치 문제를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일본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을 규탄하거나 궁지로 모는 것이 아닌, 화해·평화를 기초로 양국 공동번영에 나서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하는 의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했다. 그 결과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서 양국은 "일본이 과거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크고 심각한) 손해·고통을 안겨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했다"는 내용을 최초로 문서로 남겼다. 공동선언에 대한 일본 내 지지도는 60%를 시작으로 계속 상승했고, 한국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 결정은 일본 내 한류열풍으로 이어졌다.
 
김 의원은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항상 우려했던 것이 일본 정치의 표리부동, '일관성 없음'이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신뢰·우호는 형성하기 어렵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일본 내 양심세력·정치인들도 반복해 강조하고 있다"며 "지난해 일본 와세다대에서 열린 한일 합동회의에서도 많은 호응이 있었다"고 전했다.
 
2003년 11월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찾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신의 휘호 ‘실사구시'가 적힌 도자기를 선물하며 그 뜻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에 도자기를 들고 있는 사람이 김한정 당시 비서실장(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김한정 의원실
 
최근 남북관계를 놓고 김 의원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체제안전·경제발전을 둘러싼 북한의 태도변화를 거론했다. 그는 북한의 핵포기 선언 속 체제안전 보장을 위한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 등이 지지부진한 점과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는 한 남북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거론했다.
 
"심지어 인도지원조차 미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실망감이나 대남불신을 우리가 인정할 수는 없지만, 이해는 해야한다. 북한은 현실적으로 북미관계를 풀지 않고서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조차 어렵다는 것을 자각했다. 남북관계를 파탄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미루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올해 7월 필리핀 마닐라 동아시아평화번영국제회의 당시 리종혁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나눈 대화 내용도 소개했다.
 
"리 부위원장을 만난 날 북한에서 또 미사일을 발사했다. 긴장된 분위기였지만 리 부위원장은 의외로 남북문제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내가 '문재인정부는 9·19 남북 군사합의를 준수하고 있다. 8월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제한된 지휘소 훈련이며 무력시위나 병력을 동원한 군사훈련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했더니 리 위원장은 반박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파탄내며 대미협상을 이어가는 것'이라는 분석은 보수언론의 지나친 여론몰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북미협상에 집중하고 있기에 남북협상에 집중할 여유가 없어 미루고 있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6년 서울대 강연에서 "외교하는 국민이 되십시오.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외교가 생명입니다. 4700만 전부가 외교하는 국민이 되어야 합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의원의 회상이다. "김 전 대통령은 야당 총재시절부터 '정부가 올바른 국익에 기초한 외교정책을 할 때는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고 해외에서 노태우·김영삼정부 정책에 결정적으로 위배되는 발언은 자제했다. 또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온 국민이 외교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외교·공공외교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미국과 중국, 일본 국민의 마음을 사 우리에게 우호적으로 만들면 해당국 정부도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우리 정치권과 국민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두고 "일본 내 양심세력·정치인들도 반복해 강조하고 있다"며 그 중요성을 역설했다. 사진/김한정 의원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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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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