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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운용사 품는 우리금융…1그룹 '복수운용사' 속도
금융위 정례회의서 동양·ABL운용 인수 승인…1사1운용사 폐지 영향 커질듯
2019-07-24 17:00:56 2019-07-24 17:00:56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등 2개의 운용사를 자회사로 품는다.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의 하나로 '1그룹 1자산운용사' 원칙을 폐지한 뒤 처음으로 복수운용사 인가를 받으면서다. 금융당국의 완화적 조치에 따라 복수의 자산운용사 설립에 나서는 그룹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4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동양자산운용 자회사 편입, ABL글로벌자산운용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통과됐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중국 안방보험그룹과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지난 17일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해당 안건들이 승인되면서 금융위 정례회의 통과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었다.  
 
그동안 공모 자산운용사의 경우, 특화된 업무를 하는 경우에만 1그룹 내 복수운용사 설립이 허용됐다. 
 
하지만 지난달 금융당국이 금융투자업 인가체계를 개편하면서, 이 같은 1그룹 1자산운용사 원칙을 폐지하기로 했다. 복수운용사 설립인가가 제한적으로 운영되면서 공모운용사의 경영자율성이 침해됐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두 운용사의 수탁고(7월22일 기준)는 동양 9조7000억원, ABL 1조2894억원으로, 동양은 공모운용사 기준 9위 규모다.     
 
두 곳 모두 종합자산운용사로 우리금융 인수 후 경영방침은 유동적이다. 기존에는 동양의 경우 액티브펀드 운용, ABL은 해외주식과 대체투자 운용에 강점이 있다. '동양하이플러스채권형', '동양중소형고배당' 'ABL핌코(PIMCO)글로벌투자등급채권' 펀드 등이 각사의 대표 펀드상품이다. 
 
동양하이플러스채권펀드는 국내채권에 투자해서 시중금리+α를 추구하는 채권형펀드다. 채권형펀드 중에서는 운용규모가 3조원이 넘는 톱클래스 펀드에 꼽힌다. 최근 1년 수익률(A클래스 기준)은 2.8%다. 
 
동양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존 운용 스타일은 액티브에 강점이 있었지만, 향후 전략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ABL핌코글로벌투자등급채권펀드는 S&P기준 전세계 투자적격 등급의 회사채와 신용채에 주로 투자한다. 미국 국채보다 높은 수익, 하이일드 및 신흥시장 채권보다 비교적 낮은 변동성을 추구하는 펀드로, 1년 수익률이 7%(C클래스 기준)를 넘기며 올들어 인기몰이를 했다. 지난 5월에 순자산 총액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6월 환노출형(언헤지)이 추가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서로 다른 성격의 복수운용사를 둔 곳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와 외국계 프랭클린템플턴, 맥쿼리, 중국 안방보험 등이다. 삼성자산운용이 액티브투자 전문의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헤지펀드운용 전문의 삼성헤지자산운용을 따로 경영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대체투자 전문의 멀티에셋자산운용을 두고 있는 식이다.   
 
이밖에도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하나금융지주는 하나UBS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각각 경영한다. 템플턴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과 다비하나인프라펀드자산운용, 맥쿼리는 맥쿼리자산운용과 맥쿼리투자신탁이 있다. 
 
2개 이상의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는 사례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미 특화된 성격의 서로 다른 운용사를 설립한 기존 운용사들의 전략이 어떻게 바뀌는 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1사 1원칙이 없어지면서 복수운용사 설립이 더 늘어나고, 그룹사마다 바뀐 정책에 따라 최적화한 방식으로 여러 운용사를 운영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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