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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금리 인하, 전세시장 변수로
전세서 월세 전환 유인…전세 수요 부담 커질 우려
2019-07-16 15:02:12 2019-07-16 15:02:12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보증금 이자율에 좌우받는 전월세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전세를 내놓던 집주인들이 금리 인하를 기점으로 월세 전환하며 전세 품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 가격 상승 등에 따라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거 부담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시 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를 알리는 전단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16일 부동산학계와 업계는 기준금리 인하가 전세 물량 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 인하로 월세 매물이 늘어나고 전세 물량이 줄면 전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전세시장은 기준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할 여지가 많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 보증금을 저축해도 이자가 적어 전세 매물을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해 다달이 수입을 받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 대출 금리가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목돈 마련 방법으로 전세 보증금이 아닌 은행 대출을 이용할 가능성도 커진다. 금리 인하로 전세 공급 감소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과거에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기준금리가 1.25%까지 떨어진 지난 2016년 6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5.1%로 정점을 찍었다. 저금리 기조에 전세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전세가격이 꾸준히 오른 것이다.
 
금리 인하로 시중에 풍부해지는 유동성이 전세 시장에 흘러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대출을 받아 더 큰 집으로 이사 가려는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라고 관측했다.
 
전세값이 오르면 무주택 실수요자의 집값 무게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 규모를 늘리면서 빚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금리 인하를 따라 전세가격이 오를 것이란 관측은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전세 시장은 안정화된 편”이라며 “서울 입주 물량이 많아 전세 매물 감소를 속단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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