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건설 업황의 가늠자인 준공 후 미분양 지표가 지속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9·13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한 분양 사업자들이 대규모 할인 분양에 나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할인 분양이 진행될 경우 기존 수분양자와 마찰이 불가피해 해당 분양주체는 골머리를 앓는다. 할인 분양을 둘러싸고 전국적으로 잡음이 예상된다.
9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만8558호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5월말 기준(1만2722호)보다 45.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대부분 지방에 몰려 있다. 1만8558호 중 서울 및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물량이 1만5555호에 달한다. 경북이 3849호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 1위를 기록했고, 경남이 3319호로 뒤를 잇고 있다. 충남도 2630호를 기록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준공 후 미분양 상태가 지속될 경우 분양 사업자는 재정적 부담이 커진다. 아파트는 대부분 선분양을 통해 수분양자의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건물을 지어 놓고 계약금조차 받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이 때문에 재정적 부담을 이기지 못한 분양 사업자들이 대거 할인분양에 나설 가능성이 생긴다. 하지만 할인분양을 진행할 경우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타격은 물론, 기존 수분양자와의 마찰로 잡음이 발생한다.
이미 지방을 중심으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에 대한 할인분양이 진행되면서 기존 수분양자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경남 거제시 양정동·문정동 거제2차아이파크 입주민 20여명은 서울시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회사가 할인분양을 진행하고 있다고 ‘상경시위’를 벌인 바 있다. 지난해 5월 말 입주를 시작한 이곳은 조선업 장기 불황에 따른 준공 후 미분양이 1년 넘게 해결되지 않으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할인분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할인 분양은 브랜지 이미지 타격이 심해 대형 건설사에서 잘 선택하지 않는 방법이고, 주로 이름 없는 건설사에서 할인 분양이 이뤄진다"면서도 "준공 후 1년이 넘으면 재정적 타격이 심하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이 논란을 안고서라도 할인분양에 나서는 경우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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