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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일본 수출규제에 중소기업 피해 조사 나선다
수출규제 품목 관련해 중소기업 피해 있는지 파악
중기 애로사항 있을 시, 정부와 대출만기 연장 등 금융지원 검토
2019-07-04 15:16:25 2019-07-04 15:16:25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대한국 수출규제를 진행한 가운데, 수출입은행이 국내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사태파악에 나선다. 대기업 납품업체인 중소기업이 일본 반도체 소재를 수입·제조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수은은 관련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이 발견되면, 대출만기 연장 등 여러 금융지원을 정부와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4일 수출입은행 고위 관계자는 "수출규제 품목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중소기업들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할 예정"이라며 "이후 애로사항이 있으면 금융지원 등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오늘부터 자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을 한국 기업에 수출할 때마다 제재하기로 했다. 본래 수출할 때 한 번의 허가를 받으면 3년간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앞으로 일본은 반도체 부품을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수출허가 심사를 거치도록 변경했다.
 
규제로 지정된 3개 품목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고순도불화 수소) 등으로, 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제조할 때 필수적인 소재로 꼽힌다. 현재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93.7%, 리지스트는 93.7%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에칭가스는 일본산(43.9%)과 중국산(46.3%)의 비중이 비슷하다.
 
수출입은행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피해 중소기업들이 있는지 사태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일부 중소기업들은 일본으로부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를 수입·제조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기업에 직접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일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납품 물량 감소→매출감소→대출상환 부진→신용등급 하락→이자 인상'이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사태파악으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이 발견된다면, 대출 만기연장 등 금융지원을 정부와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이번 수출규제로 매출이 감소하는 기업이 있을 수 있다"며 "도움이 필요한 중소기업이 있다면, 정부와 함께 대출만기 연장 등 금융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출규제가 장기화 되면, 피해 중소기업의 신용등급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중소기업들의 신용평가는 대개 1년에 한 번 진행된다. 현 상황이 유지된 채 해가 넘어갈 수록, 피해 중소기업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도 커지는 셈이다. 또 이는 중소기업의 대출한도를 낮추고, 이자부담을 높이는 등 유동성 위기도 유발 시킬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당장 신용등급에 변화가 있진 않을 것"이라며 "만약 문제가 생기면 최근 자동차·조선 기자재 업체를 지원했듯, 금리인상을 자제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은 행장이 충북 청주시에 소재한 거래기업을 방문했다. 사진/ 수은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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