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재임간 민주적 검찰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종합)
"검찰이 잘못한 사건 15건뿐 아냐…잘못 인정하고 나아가겠다"
입력 : 2019-06-25 15:15:55 수정 : 2019-06-25 15:15:55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그간 검찰 과거사위 조사에 대해 “검찰이 그동안 잘못했다고 하는 사건이 이번에 조사한 15건만 있는게 아니다”라며 “100% 완벽하지 못하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제도개선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하며, 오늘날 받는 국민적 지탄과 비난을 되담아서 나은 검찰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역사관 앞에서 과거사 관련 입장발표를 한 후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여곡절' 1년 6개월간 조사…"민주주의 과정이라 생각"
 
문 총장은 25일 오전 대검찰청 검찰역사관 입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2017년 발족했던 과거사위원회 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과거사위가 꾸려진 것은 처음이며, 애초 언급된 사건은 60건 가까이 됐고 그중 15건이 최종 선정됐다”며 “1년 6개월 정도 조사가 있었고 그 과정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게 다 민주주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과거사 조사가 계속해서 화두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과는 연관성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 총장은 “민주주의 실행의 기본이 형사소송법”이라며 “사법적 통제와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도 통제를 받아야 하고 권한 행사가 종료되면 책임에 대한 물음을 당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그런 자세가 없으면 권한을 주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문 총장은 과거사 조사결과에 대해선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위원회의 지적과 같이, 과거 국가권력에 의해 국민의 인권이 유린된 사건의 실체가 축소·은폐되거나 가혹행위에 따른 허위자백, 조작된 증거를 제때 걸러내지 못해 국민 기본권 보호의 책무를 소홀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사건에서 중립성을 엄격히 지켜내지 못하거나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지 못해 사법적 판단이 끝난 후에도 논란이 지속되게 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큰 고통을 당하신 피해자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도 밝혔다. 
 
용산참사 사건, 유우성 증거조작 사건 등 개별 사건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과거사위의 결과에 따른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해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방식을 취할지는 논의 중”이라며 “임기동안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겠다”고 답했다.
 
'김학의 게이트' 의혹 인정…당시 검사 문책 못해
 
최근 조사가 끝난 김학의 게이트 사건에 대해 “아직 의혹이 남아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모든 사안이 발생하면 역사적 사실에 더해 의혹이 추가로 발생하는데, 역사적 사실에 대해선 다 조사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해 수사권고가 있었을 때, 성폭력과 뇌물, 수사외압 이 3가지를 다 수사해야겠다고 생각해 수사팀이 생각보다 크게 꾸려졌다. 원래 사건의 본류인 성폭행 사건이 밝혀지면 기소해야된다고 생각했지만, 수사를 진행할수록 별장 동영상이 있다는 것 자체가 장애가 됐다”며 “동영상에 없는 성폭행은 당사자 진술이 필요했는데 당사자 진술이 없어 우리가 극복하지 못한 점”이라고도 밝혔다.
 
이어 뇌물 혐의에 대해선 “관련 기록 다 받아봤고, 단편적으로 흩어진 것을 모자이크처럼 모아보니 완성돼 기소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볼 수 있는 수사 외압의 경우, 직권남용이라는 범죄는 업무 수행자가 직권남용을 자백하지 않으면 그 윗 사람을 처벌하기 힘들고, 미수를 처벌 할 수 없다. 진술에 의존하기 어려워 물증을 찾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조그마한 단서도 찾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물적 증거를 못 찾아 인적 증거를 위해 관련 공무원을 다 불렀지만 답하지 않았고, 일부 진술에 대해서도 범죄를 구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문 총장은 또 “(김학의 게이트 사건에서) 부끄러운 것은 1차, 2차 수사에서 밝힐 수 있는 것을 못 밝혔고 이제와서 시효가 지났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는 검사로서의 책임 다 하지 못한 것이고 과거 수사 담당 검사들에 대해 문책이 왜 없냐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법률상 문책 시효가 정해져 있고, 현재 법률상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적 원칙에 합당한 검찰 기대"
 
마지막으로 그는 “법률개정이 아닌 제도 개선을 위해 이제 발을 뗐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검에 인권부를 설치하고 인권감독관, 자문관을 설치한 것은 자체 통제방안이고 항고심사위원회 등 내외부적 통제방안 마련을 시작했다”며 “이제 임기가 한 달도 안 남아 이 자리에 서서 되돌아 보면 검찰을 어떻게든 민주적 원칙에 맞게 바꾸고자 노력해왔다. 민주적 원칙에 합당한 검찰 작용이 이뤄지기를 소망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마무리했다.
 
문 총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2017년 8월 인혁당 사건과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등 과거 시국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으로서는 처음 공식 사과를 내놨다. 지난해 3월엔 박종철 열사 아버지 고 박정기씨를 찾아가 사과했다. 같은해 11월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17일엔 민주화운동 희생자 유가족 공동체인 '한울삶'을 방문해 "지난 검찰의 잘못된 부분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과거사위는 용산참사 사건과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등에 대해 검찰의 부실수사 및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검찰총장의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책 등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역사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지적한 검찰 과오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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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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