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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북 어선 남하' 5일만에 사과
제지없이 NLL 넘어 삼척항 입항…군 은폐의혹 속 "엄정조치"
2019-06-20 14:32:21 2019-06-20 14:38:07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0일 북한 목선이 우리 측의 아무런 제지 없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동해 삼척항에 진입한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지난 15일 사건이 발생한지 5일 만이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발표한 '북한 소형목선 상황 관련 대국민 사과문'에서 "군은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건 발생 이후 제기된 여러 의문에 대해서는 한점 의혹이 없도록 국민들께 소상하게 설명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군은 경계작전 실태를 점검해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경계태세 보완·기강 재확립에 나설 방침이다. 정 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고 사과문 발표 후 곧바로 자리를 떴다.
 
앞서 북한 주민 4명이 탄 어선 1척은 지난 15일 삼척항 내로 진입했으며 이를 발견한 민간인이 당국에 신고했다. 관계기관 합동조사 결과, 이 선박은 지난 12일 오후 9시쯤 동해 NLL을 넘은 뒤 사흘간 영해에 머물렀던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해군과 육군, 해양경찰 감시망이 모두 뚫린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군 당국이 당초 어선 발견 지점을 '삼척항 인근'으로 발표했던 것을 두고도 경계작전 실패를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군은 지난 15일 해경으로부터 어선 발견장소를 '삼척항 방파제', 최초 신고자를 '민간인'으로 각각 전달받고도 설명하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17일 "전반적인 해상·해안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다 각종 의혹이 계속 불거지자 19일에서야 "경계작전 실태 조사 과정에서 일부 과오나 미비점이 발견됐다"고 태도를 바꿨다. 이에 대해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인근'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군이 적시에 정확한 정보를 설명드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순택 감사관을 단장으로 합동조사단을 편성해 진상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조사 대상은 합참과 육군 23사단, 해군 1함대 등 이번 사건에 연관된 해안·해상 경계작전 관련 부대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북한 목선이 동해 삼척항에 진입한 사건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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