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중국산 '백화점 옷' 둔갑시킨 디자이너 '덜미'
부산세관, 7억원 상당 수입옷 '라벨갈이' 적발
입력 : 2019-06-19 14:47:20 수정 : 2019-06-19 16:56:01
[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중국산 저가 의류를 구입해다가 국산으로 둔갑시키고 자신이 디자인한 것처럼 대형 백화점에 판매한 중견 디자이너가 덜미를 잡혔다. 
 
19일 관세청에 따르면 부산본부세관은 7억원 상당의 중국산 수입의류를 국내산이라고 속여 대형 백화점에 판매한 디자이너를 적발했다. 사진은 라벨갈이에 쓰인 라벨 사진. 사진/관세청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은 7억원 상당의 중국산 수입의류 6946벌을 '라벨갈이' 한 뒤 전국 대형 백화점에 판매한 중견 디자이너 A씨를 대외무역법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19일 밝혔다. 
 
라벨갈이란 해외 저가 의류를 들여와 원산지를 둔갑시키는 대외무역법 위반 행위다. 원산지가 적힌 라벨을 국내산으로 교체하거나 라벨을 제거한 뒤 국산이라고 속여 판매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부산본부세관은 올해 3월 중국산 의류를 국산으로 라벨갈이해 백화점에 납품하는 의류 디자이너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의류 도매시장 현장조사, 압수수색 등을 통해 A씨의 범행을 추적했다. 
 
A씨는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 대형 백화점 12곳에 직영매장과 가판매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체 생산의류만으로는 공급물량을 맞출 수 없게 되자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중국산 의류를 직접 수입하거나 동대문시장에서 매입한 뒤 본인 소유 봉제공장에서 원산지 표시를 제거하고 자체 브랜드 라벨로 둔갑시켰다. 
 
A씨는 라벨갈이를 거친 의류들을 마치 국내에서 제작한편 것처럼 속여 백화점에 유통시켰다. 동대문시장에서 1만원대에 매입한 중국산 티셔츠를 6~7만원대에 판매하는가 하면, 수입가격이 27만원인 중국산 코트를 13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세관 관계자는 "A씨는 유명 백화점에 입점한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고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하는 소비자의 성향을 악용했다"고 설명했다. 
 
부산본부세관은 A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이미 판매된 6627벌에 대해서는 과징금 4400만원을 부과했다. 또 전국 매장에 출고된 의류를 전량 회수한 후 원산지표시를 시정토록 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했다. 
 
세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백화점 판매물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높다는 점을 악용한 일종의 사기극"이라며 "백화점 관계자들에게 입점업체 판매물품의 원산지 관리에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과거에는 수입물품 생산 현지에서 원산지를 허위표시하는 일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수입물품 통관 과정에서 이같은 위법 행위가 적발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통관 과정에서 원산지 허위표시가 적발된 건수는 2016년 4324건(394억원), 2017년 4665건(452억원), 지난해 4987건(444억원)으로 늘었다. 
 
관세청은 수입물품을 국내로 반입후 원산지를 조작하는 사례가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 5월 인천본부세관의 중국산 혈당측정기 340만점과 베트남산 침구류 1290점의 라벨갈이 적발 사례를 봤을 때 전국적으로 라벨갈이를 통해 원산지를 조작해 백화점 등에 납품하는 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본다"며 "소상공인 등 국내산업 보호와 소비자 권익을 위해 전국세관을 통해 원산지표시 단속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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