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낙찰이 안전사고 부른다)①정부 원청업체 사고책임 강화…업계 "적정 공사비 먼저"
건설업계, 공공공사 저가낙찰 관행에 "안전은커녕" 볼멘소리
입력 : 2019-06-03 18:02:39 수정 : 2019-06-03 18:02:39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정부가 건설 안전사고에 대한 원청업체의 책임을 강화하면서 그에 비례해 적정공사비 논란도 커지고 있다. 투자비용 회수가 어려운 생계형 공사에 내몰려 안전에 치중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현장의 목소리다. 시민단체 등은 공사비를 높이면 건설사들의 배만 불릴 것이라고 반대하지만, 업계는 공사비 적정 분배 문제는 감시망 등 제도 정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건설현장 안전 사고에 원청 건설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개정안의 입법예고 기간이 3일 종료됐다. 정부는 내년 1월 중 개정된 법령을 시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반복되는 건설 현장의 안전 사고를 근절하기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으며, 산안법 하위법령을 개정해 건설 도급인에게 사고가 잦은 타워크레인 등 기계에 안전조치 의무 부여, 시공능력 1000위권 내 건설회사 대표이사에 산재예방 의무 부과 등을 추진 중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 내 건설사 최고경영자와 만나 안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가 이처럼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는 건 건설 현장 사고의 심각성 때문이다. 건설업은 사고 발생 위험이 많고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도 높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사고 사망자 중 485명이 건설업 종사자로 가장 많다. 전체 사고 사망자의 49.9%나 된다. 사고 재해를 당한 건설업 근로자는 전년 동기 대비 7.2% 늘어난 2만6486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고 재해의 29.2%다. 서비스업으로 지칭되는 기타 사업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정부가 이처럼 현장의 안전 사고 예방을 강조하면서 업계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 대금이 늘지 않으면 건설 현장의 안전 사고는 반복될 것”이라며 “비용 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라고 토로했다. 이어 “최저가만 중시하는 낙찰 관행부터 개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저가 낙찰을 중시하는 현행 발주 체계가 수익성 보전을 어렵게 해 안전 개선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항변한다. 이는 공공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체적인 단가 기준이 없는 민간공사 발주자는 공공공사의 단가 기준을 가져다 쓴다. 민간공사는 그나마 발주자와 입찰업체간 협상 여지가 있어 수익성을 보전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 같지만 공공공사 저가 낙찰의 그늘이 짙다. 업계는 공공공사에서 먼저 적정한 공사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공사비 증대가 원청업체의 이득만 늘려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도급업체의 안전을 보장해줄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늘어난 공사비를 원청대기업이 모두 가져갈 것이라는 불신의 시선이다.
 
건설업계도 이 같은 지적에 일부 수긍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렇더라도 적정공사비 책정은 안전을 위해 필수불가결임을 강조한다. 대신 공사비 증대와 더불어 늘어난 지급금이 현장의 안전 개선에 적절히 쓰이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안전에 투자할 수 있도록 비용 충원이 같이 돼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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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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