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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여신협회장, 관 1명 vs 민간 2명 격돌
김주현, 당국 소통 강점 vs 임유·정수진, 업권 경험 풍부
2019-05-30 17:26:53 2019-05-31 10:21:5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차기 여신금융협회 회장 후보가 민 출신 2명과 관 출신 1명 등 3명으로 압축됐다. 재무부 출신으로 유일한 관 출신인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금융당국과의 소통 능력에서 장점을 갖고 있는 반면, 임 전 여신협회 상무와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은 여전 업계에서의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여신협회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30일 더플라자 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지원자 10명 중 이들 3명을 숏리스트(압축 후보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전 사장은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문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관직에 나와 예보 사장과 국제예금보험기구협회 집행위원,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연구소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특히, 김 전 사장은 대표적인 모피아(재무관료+마피아)로 금융위 등에서 승승장구했던 인물로 꼽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김 전 사장의 경우 과거 재무부와 금융위 근무 당시 선후배를 잘 챙기기로 유명한데 이어 업무 성과에서도 뛰어난 자질을 보였다"며 "향후 여신협회 회장으로 선출되면 금융당국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다른 후보들보다 뛰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이미 김주현 전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선배 챙겨주기에 나선 금융위에서 사실상 여신협회에 김주현 사장을 낙점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만, 그는 카드와 캐피탈 등 여신업권에 대한 직접적인 업무 경험이 부재하다는 점과 현재 문재인정부에서 낙하산 인사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와의 친분관계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전 사장은 1958년 생으로 박지만씨와 서울 중앙고 고교 동창으로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지난 2013년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자베스파트너스를 활용해 MG손해보험을 인수하는 과정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자베스파트너스는 박신철 자베스파트너스 대표의 작은아버지가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이다. 박 회장은 박지만씨의 조카사위로 알려졌다.
 
임유 전 상무는 캐피탈 등 여신업권에 다양한 경험을 갖추고 있고, 업계와 정치권에 두루 밝다는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임 전 상무는 옛 한일리스(현 JB우리캐피탈) 출신으로 노조위원장을 지냈고, 골든브릿지증권 미주법인장 등을 지내며 여신업 경험이 있으면서도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행정관을 지내기도 했다. 특히, 2004년부터 여신협회 상무를 지낼 당시 정부와 정치권의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를 적절히 방어하면서 업계와 정부·정치권의 대립을 유연하게 풀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임 전 상무의 경우 모피아 낙하산의 부정적인 인식을 피할 수 있으면서도 당국과 충분히 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크게 어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수진 전 사장 역시 임 전 상무와 함께 여신업권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과 사장 재직시절 뛰어난 실적을 올린 것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정 전 사장은 보람은행으로 입행해 합병된 KEB하나은행의 영업그룹 총괄부행장까지 올랐고 이후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 하나카드 대표이사를 맡았다.
 
특히, 그는 하나카드 사장을 맡으며 견실한 실적을 기록했다. 정 전 사장은 하나카드 취임 첫해인 2016년 7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647.5% 성장했다. 이후 2017년 1064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지난해 카드업계 최악의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0.3% 증가한 1067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후보자 3명이 모두 각자의 장점을 갖고 있는 만큼, 회추위가 막판까지 후보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본다"며 "그나마 흠결이 적은 인물이 최종 후보에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회추위는 다음달 7일 두 번째 회추위를 열고 쇼트리스트 대상자를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차기 회장은 다음달 17일 또는 18일 열릴 예정인 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차기 여신금융협회 회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다. (왼쪽부터)인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임유 전 여신협회 상무,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 사진/각사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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