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우리 군이 지난 4월1일부터 강원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 공동유해발굴 준비 차원의 지뢰제거·기초발굴을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이 우리 측 작업을 확인하기 위한 감시소 1개소를 최근 신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은 지난해 9·19 군사합의서에서 화살머리고지 공동유해발굴을 약속했으나, 북측의 무응답으로 현재 남측 단독으로 기초발굴에 나섰다.
29일 군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우리 장병들이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 중인 곳에 인접한 감시초소(GP) 인근에 목재 등을 이용한 소형 감시소를 만들었다. 신축 감시소 옆 기존 GP는 남북이 합의에 따라 시범 철수한 각 11개 GP에 해당하지 않는 곳이다. 북한의 소형 감시소 신축은 우리 군이 진행 중인 기초발굴 작업을 보다 자세히 관측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감시소는 2~3명이 근무할 수 있는 크기로 하루 100여명의 인력이 드나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감시소 신축을 두고 9·19 군사합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주장과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는 반론이 맞선다.
북한은 공동발굴 약속에도 아직까지 우리 측 요청에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를 통해 6·25전쟁 당시 격전지인 비무장지대에서 아직까지 수습하지 못한 전사자 유해를 공동발굴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발굴 장소는 당시 기록과 상호 접근성, 전사자 유해 예상 매장 수 등을 고려해 화살머리고지로 정했다. 화살머리고지는 철원 평야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탓에 6·25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국방부는 이곳에 우리 국군 전사(실종)자 유해 200여구를 포함해 미군·프랑스군까지 총 300여구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측은 이후 폭 12m의 도로를 연결하는 준비작업까지는 나섰지만 이후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지난 2월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고 북미 간 비핵화 대화도 일시 중단된 상황에서 쉽사리 공동발굴에 나서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 측은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사전준비' 작업을 2개월째 진행 중이다. 명칭에서부터 북한의 조속한 동참을 촉구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국방부는 북측이 호응해 올 경우 관련조치가 이행될 수 있도록 제반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 군 장병들의 기초발굴 과정에서 유해·유품도 속속 수습하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유해는 총 325점으로 전사자 수로 따지면 50여 구 이상으로 추정된다. 발굴된 유품은 2만3055점에 달한다. 프랑스군 인식표와 중공군 방독면, 미군 방탄복, 총알 자국으로 보이는 구멍 6개가 뚫린 녹슨 철모, 총알 23발이 관통한 금속 수통 등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다양한 유품들이 발굴되는 중이다. 지난 15일에는 국군 전사자로 추정되는 완전유해 1구를 발굴했으며 지뢰 149발, 불발탄 2403발도 제거했다.
남북공동유해발굴 태스크포스(TF) 소속 우리 군 장병들이 28일 강원 철원 민통선 내 우리 측 지역인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지뢰제거와 기초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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