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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부터 거래세 인하…주식투자자 체감은 '글쎄'
세금부담 1억원 매도시 5만원, 1천만원 매도시 5천원 감소
2019-05-29 06:00:00 2019-05-29 06: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 안정적인 수익률을 자랑하는 A종목을 1억원어치 보유 중인 투자자 B씨가 이 종목의 매도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6월부터 증권거래세가 인하된다는 소식에 이때까지 기다리던 B씨는 아낄 수 있는 세금이 겨우 5만원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고 아쉬움을 느꼈다. 
 
증권거래세 인하가 첫발을 뗀다. 오는 30일에 체결되는 매매 주식부터 증권거래세는 시장별로0.10~0.25%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코스피는 0.15%에서 0.10%로, 코스닥은 0.30%에서 0.25%로 낮아진다. 코넥스는 0.30%에서 0.10%로, K-OTC는 0.3%에서 0.25%로 내린다. 거래세 인하폭은 코넥스시장이 0.2%포인트로 가장 크다. 코스피, 코스닥, K-OTC는 인하폭이 0.05%포인트로 같다. 모험자본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 코넥스 인하폭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이 내용을 담은 '증권거래세법 시행령'은 6월3일부터 시행되지만, 적용일은 5월30일부터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주식은 매매결제가 매매체결일로부터 제3영업일에 해당하는 날에 이뤄지기 때문에 양도일 기준으로는 6월3일, 매매체결일 기준으로는 5월30일부터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거래세뿐 아니라 배당소득세, 양도소득세(대주주에 한함)도 부담하기 때문에 거래세율이 낮아지는 것 만해도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특히 수익이 얼마인지는 상관없이 투자자가 상장주식을 시장에서 팔 때마다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해 원천징수되기 때문에 손실을 본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세금이다. 더욱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할 대주주의 범위는 날이 갈 수록 확대되고 있어 이중과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증권거래세는 6월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인하될 예정인데, 당장 투자자가 느낄 만족도는 높다고 보기 어렵다. '찔끔 인하'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투자자인 B씨가 아끼게 될 세금이 종전 30만원에서 25만원으로 겨우 5만원 내려가기 때문이다. 1000만원어치 주식을 팔 예정인 C씨라면 세금부담이 3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낮아지는 수준이다. 물론 하루에도 몇 번씩 주식을 사고파는 단기 트레이딩을 주로 하는 투자자라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증권거래세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민감한 세금이다. 지난 2017년에 걷은 4조6000여억원 중에서 소액 개인투자자들이 낸 증권거래세가 전체의 70%에 달했다. 거래활동이 빈번한 개인투자자들의 특성으로 인해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 등 큰손보다 개인투자자가 오히려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한 셈이다. 
 
지속적으로 거래세가 낮아질 경우 투자자들의 거래패턴이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거래비용에 민감한 투자전략을 활용한 거래, 대표적으로 단기간의 작은 수익기회를 자동화된 방식으로 포착하고 거래하는 고빈도매매가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 주식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30% 수준을 차지하는 데이트레이딩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도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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