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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아직도 버리지 못한 집값 미련
2019-05-22 14:01:16 2019-05-22 14:01:40
 
최용민 산업2부 기자
“다시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뉴스에 계속 나오는데, 정말 아파트 가격이 다시 반등하나요? 집을 장만해야 하는데 집을 언제 사야 할까요?”
 
주변 사람들에게 건설·부동산 분야를 취재하고 있다고 말하면 꼭 받게 되는 질문이다. 최근에는 이와 관련해 질문 받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부동산은 언제나 최대 관심사지만, 최근 사람들의 관심이 더 높아진 듯하다. 세금 정책은 물론 3기 신도시 발표까지 부동산 관련 정책이 연일 쏟아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즉, 서민들의 마음이 불안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강남 재건축 단지 매물이 거래되면서 하락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 등 가격 동향 조사 기관의 수치도 하락폭이 연일 줄어들고 있다. 이전만큼 아파트 가격이 쭉쭉 내려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봄철 이사철 수요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인 현상이라 평가하지만, 내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의 마음은 불안해지고 있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야 하는지, 아니면 나중에 더 하락하면 사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집값 하락폭 둔화가 일시적 현상이라는 평가에 대해 동조하지 않는 의견도 있다. 일부 전문가는 매물이 거래된다는 것은 아파트 가격이 심리적인 마지노선에 도달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즉 수요자들이 현재 가격보다 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뜻이다. 이게 집값 반등 신호가 될 수 있다. 이 점이 서민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금 집을 사면 나중에 더 떨어지는 것은 아닐지, 아니면 지금 시기를 놓치고 나중에 집을 사면 상투를 잡는 것은 아닐까 등의 생각에 마음을 잡지 못한다.
 
사실 향후 집값이 더 떨어질지, 아니면 반등할지 아무도 모른다. 전문가들도 각종 수치와 정책 등을 보고 미래를 전망할 뿐이다.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기 때문에 예측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집을 사면 실제 집값은 오르게 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집값은 심리가 90%라고 말을 한다. 집값이 일반적인 수요와 공급 법칙을 따라가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공급이 많아지면 수요도 하락하고 가격도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기대 심리가 작용하며 주변 집값은 더 꿈틀대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집을 사야 하냐고 물어볼 때 기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집이 당장 필요하신가요? 그럼 바로 사세요. 대신 집값이 상승할지, 하락할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게 한 곳에서 오래 머물 수 있는 집을 고르세요.” 집을 구입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실거주환경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중에 집값이 오르면 좋고, 떨어지면 이민을 가야될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실거주하면서 다시 오를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집값 상승 여부를 집 구매 기준으로 삼으면 평생 집 사기 힘들다. 고민만 하다 끝날 수도 있다. 정부가 강조하듯이 집을 사는(buy) 것이 아닌, 사는(live) 곳으로 생각하면 답은 간단하다.
 
최용민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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