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무인 타워크레인 분쟁…"내구연한 제한, 탁상행정이 불렀다"
안전사고 문제, 노후장비 퇴출로 풀려다…중국산 무인 저가장비 난립, 되레 사고 늘어
입력 : 2019-05-26 06:00:00 수정 : 2019-05-26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정부가 타워크레인 연식제한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중국산 소형 타워크레인 난립과 양대노조의 일자리 분쟁까지 파장이 이어진다. 업계는 타워크레인 안전문제를 단순 연식제한으로 해결하려한 정책은 행정편의주의에서 비롯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타워크레인 노조가 다음 달 파업을 예고하면서 공사 현장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 사용을 중지해달라고 사측인 한국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 측에 요구하고 있다.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을 사용하지 않도록 단체협상에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의 안전사고를 문제 삼아 사용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최근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 관련 사고가 급증해 노조에 명분이 실린다.
 
이에 대해 사측인 한국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은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에 대한 안전사고 문제는 정부에 요구할 문제라며, 정부가 사용을 허가한 상태에서 무작정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고 받아친다. 임대업협동조합은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과 관련해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사용 중단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상길 한국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정부가 사용을 허가한 장비이지만 사용을 해보니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이것은 정부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이사장은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대형 타워크레인 사용과 관련해 내구연한을 20년으로 제한하려고 했기 때문”이라며 “내구연한 내에 장비 투자비용을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에 임대업자들이 중국산 저가 제품을 수입한 것이고, 또 정부가 이를 승인해 준 것이 문제다. 모든 문제의 발단은 거기에서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타워크레인 내구연한을 20년으로 제한하려는 이유는 사고 원인을 장비 노후화 때문으로 진단해서다. 국토교통부는 타워크레인 내구연한을 20년으로 제한하고, 마스트용 볼트와 핀은 5년 주기로 교체하도록 하는 건설기계관리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왔다. 일단 지난 2월22일 열린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심사 의결이 보류되면서 개정 작업은 일시정지된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국회에서 다시 내구연한을 초과하는 건설기계의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건설기계관리법을 개정했다.
 
이 과정에서 법 개정을 대비해 임대업자들이 미리 중국산 저가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을 들여왔고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늘어났다. 업계는 정부가 대책 없이 내구연한 제한을 추진하면서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이 급증해 되레 사고 위험이 커졌다고 주장한다. 실제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은 불법 개조를 통해 등록이 가능하고, 20시간만 이수하면 누구나 원격으로 조종이 가능해 안전장치가 부실하다. 이 때문에 지난 2013년 14대에 불과했던 소형 크레인은 2018년 무려 1808대까지 늘어나 사고 확률을 높였다.
 
업계는 안전사고 문제에 대해 연식제한 외 다른 해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한 이사장은 “타워크레인 사고는 설치와 해체 과정 등 관리 감독 부실로 가장 많이 발생한다. 20년 넘게 장비를 사용해도 관리를 잘하고, 실제 건설현장에서 관련 규정만 잘 지키면 사고 발생 확률을 크게 줄어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장비의 노후화가 아니라,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장비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조사하고 관련 장비를 리콜해야 하는데 정부는 오직 노후화만을 이유로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시행령 개정만으로 문제를 단순하게 풀려다 부작용만 늘었다는 얘기다.
 
오희택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회 정책위원도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현행 타워크레인 운영제도 안에서는 연식이 20년만 지나지 않으면 안전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상태”라며 “타워크레인 연식제한 제도 폐지, 타워크레인 안전사고 원인자 처벌 강화, 글로벌 인증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 노조 등이 지난 2월 28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국토부가 추진하는 타워크레인 연식 제한 정책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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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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