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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리막에 1000억원 베팅…고성능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
정의선 “게임 체인저로 탈바꿈 할 것”…
2019-05-14 15:00:00 2019-05-14 15:47:51
현대·기아자동차가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Hyper) 전기차 업체 ‘리막 오토모빌리(Rimac Automobili, 이하 리막)’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노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직접 현지로 가 계약을 체결하면서 테슬라 등이 주도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대한 강력한 도전 의지를 나타냈다. 
현대·기아차는 13일(현지시각) 크로아티아 자그레브(Zagrev)에 위치한 리막 본사 사옥에서 투자 및 전략적 사업 협력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현대차가 6400만 유로(약 854억원), 기아차가 1600만 유로(약 213억원)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현대·기아차와 리막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긴밀한 협력을 추진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계약 체결후 “리막은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업체로 고성능 차량에 대한 소비자 니즈 충족과 당사의 ‘클린 모빌리티’ 전략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며 “다양한 글로벌 제조사와도 프로젝트 경험이 풍부해 당사와 다양한 업무 영역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리막의 활력 넘치는 기업 문화가 우리와 접목되면 많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테 리막(Mate Rimac) 리막 CEO는 “우리는 현대차그룹의 신속하고 과감한 추진력과 미래 비전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번 협력으로 3사는 물론 고객에 대한 가치 극대화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13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리막 본사 사옥에서 투자 및 전략적 사업 협력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우측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리막의 마테 리막 CEO. 사진/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는 이번 투자를 통해 세계적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주도, 핵심사업자 지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2020년에 고성능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프로토타입(Prototype) 모델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3사 협력에 따른 차량 전동화 분야의 높은 협업 시너지 효과와 함께 리막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해 내린 결단”이라면서 “현대·기아차가 지향하는 클린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고객에게 놀라운 가치를 제공하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탈바꿈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리막은 지난 2009년 당시 21세 마테 리막이 설립한 회사로, 현재 고성능 하이퍼 전동형 시스템 및 EV 스포츠카 분야에서 독보적 강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리막이 개발한 ‘C_One’은 400m 직선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경주인 드래그 레이싱에서 쟁쟁한 고성능 전기차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된 ‘C_Two’ 역시 1888마력(ps)의 출력을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를 단 1.85초 만에 주파하는 성능을 자랑했다. 
 리막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고성능 전기차용 부품 및 제어기술을 공동 개발한 경험도 확보하고 있다. 현재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의 모델의 소량 양산과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리막은 글로벌 시장에서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 등으로 구성된 고성능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차량 제어 및 응답성 향상을 위한 각종 제어기술 △배터리 시스템 등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비교 불가능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 대한 선행 단계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번 리막과의 협업으로 보다 신속하게 고성능 전기차 기술을 전동형 차량에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리막과 협력해 2020년까지 N브랜드의 미드십 스포츠 콘셉트카의 전기차 버전과 별도의 수소전기차 모델 등 2개 차종에 대한 고성능 프로토타입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고성능 전동차 양산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리막의 작업 현장에서 마테 리막 CEO로부터 설명을 듣는 모습. 사진/현대·기아차
 
고성능 수소전기차 모델이 양산에 이를 경우 세계 최초의 고성능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앞서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올해 1월 열린 CES에서  “누군가 수소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차를 만든다면 현대차가 처음일 것”이라면서 고성능 수소전기차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 
글로벌 고성능 자동차 시장은 주행성능 및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빠른 속도로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를 견인하고 있는 차급 중 하나가 바로 고성능 전기차 모델이다. 아울러 고성능 전기차는 기술 경쟁 차원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효과가 커 주요 자동차 업체들 역시 이 시장에 본격 뛰어들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5년 고성능 브랜드 ‘N’을 출범시키고 WRC 등 글로벌 모터스포츠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i30 N’과 ‘벨로스터 N’ 등 고성능 모델들을 지속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협력으로 현대·기아차는 내연기관에 국한됐던 고성능 라인업을 친환경차까지 확대할 수 있는 기술 개발 역량을 확보, 차원이 다른 고객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기아차 상품본부장 부사장은 “현대·기아차는 단순히 ‘잘 달리는 차’를 넘어 모든 고객이 꿈꾸는 고성능 자동차를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술력을 선도할 동력성능 혁신을 통해 친환경차 대중화를 선도하고 사회적 가치도 함께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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