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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가, 조양호 회장 지분 상속 두고 '남매의 난' 조짐
한진그룹, "15일까지 동일인 지정 신청서 내겠다"
2019-05-09 18:57:14 2019-05-09 18:57:23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한진그룹이 차기 총수를 일정 안에 정하지 못하면서 3남매간 갈등설이 불거지고 있다. 고 조양호 회장이 남긴 지분을 두고 의견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3남매간 지분 상속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경우 KCGI로부터의 경영권 방어는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9일 항공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오는 15일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차기 동일인(총수) 변경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공정위의 '2019년도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 일자는 당초 오는 10일이었으나, 한진그룹 내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15일로 연장했다.
 
재계는 지난달 24일 조 전 회장에 이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그룹 회장에 선임되면서 조 회장이 차기 총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터라 조 회장의 총수 지정은 더욱 유력시 됐다.
 
지난달 8일 미국 LA에서 향년 70세로 별세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엄수된 16일 서울 연세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비롯한 유가족이 영결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총수 지정이 늦어지면서 3남매 사이의 갈등설이 불거졌다. 공정위는 총수 지정 시 지분율과 함께 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판단하는데, 이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3남매의 갈등은 특히 조 전 회장의 지분 상속을 두고 불거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이 2.34%, 조현아 전 부사장 2.31%, 조현민 전 전무 2.30% 등 서로 비슷하게 갖고 있다. 조 전 회장의 지분 17.84%를 누가 얼마만큼 상속받는지에 따라 후계 구도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조 전 회장의 지분 상속에 필요한 막대한 상속세 부담도 한몫하는게 아니냔 관측도 더해진다.
 
일각에선 두 자매가 상속받을 지분을 조 회장에게 우호지분으로 남겨두는 조건으로 칼호텔네트워크나 한진관광 등 일부 계열사의 경영권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조양호 전 회장을 비롯한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네 아들이 대한항공, 한진중공업, 한진해운, 메리츠증권을 계열분리해 나눠 가진 것처럼 말이다.
 
3남매의 갈등이 가라앉지 않을 경우 한진칼의 2대 주주인 KCGI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KCGI는 한진칼 주식을 계속 사들이며 3남매와의 지분 격차를 계속 높여나가고 있다.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달 한진칼 지분율을 14.98%까지 늘렸다. 조 전 회장과 지분 차이도 3% 미만에 불과한 상황이다. KCGI는 내년 3월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두고 ‘표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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