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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중국은행 위안화 직접송금 서비스 잇따라 중단
중국 정부, 자금세탁 우려에 서비스 중단 요구…서비스 재개 불투명
2019-05-09 20:00:00 2019-05-09 20:00:0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을 통해 제공됐던 위안화 직접송금 서비스가 이달부터 속속 중단된다. 자금세탁 가능성 우려에 중국 금융당국이 중국 측 중계은행에 해당 서비스 중단을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고객이 중국 위안화로 직접송금할 경우 각 은행마다 제공하는 별도의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을 비롯한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은 중국은행(Bank of China)과 제휴해 고객에게 제공해왔던 위안화 직접송금 서비스를 최근 중단했거나 앞두고 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지난 8일부터 해당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신한은행은 '콰이(快) 차이나 위안화 송금 서비스'를 오는 10일부터 중단한다. KEB하나은행 역시 이달 중 해당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위안화 직접송금 서비스는 국내 은행이 제휴 은행인 중국은행으로부터 매일 1회 고시하는 고정환율을 제공받아 수취인이 받을 위안화 금액을 확정해 직접 송금하는 서비스다. 송금인이 미국 달러화(USD)나 원화를 송금하면 수취인이 별도의 환전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위안화로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중국으로 송금할 경우 원화를 미국 달러화로 환전해 송금한 뒤 해당 자금을 현지에서 다시 중국 위안화로 환전해야 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송금할 경우 환전절차만 두 차례 거치기 때문에 환율변동으로 인한 환리스크뿐만 아니라 최종 입금될 위안화 금액도 알 수 없었다.
 
이에 국내 은행들은 중국은행과 제휴해 위안화로 직접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이달부터 중단하게 된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계은행인 중국은행이 국내 은행 측에 해당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라며 "중국 감독당국이 중국은행에 해당 서비스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중국 금융당국이 위안화 직접송금의 자금세탁 가능성을 우려해 중국은행에 서비스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금융시장 전문가는 "최근 중국 정부에서 자금세탁 방지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중국은행을 통하는 위안화 직접 송금의 경우 수취은행이 송금인에 대한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없어 중국 금융당국이 자금세탁 등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해당 서비스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서비스를 통한 송금은 송금은행-중계은행-수취은행을 거치는데 송금인에 대한 신원정보 확인이 송금은행과 중계은행에서만 가능하고 수취은행에서는 불가능해 중국 정부가 이를 중단시켰다는 것이다.
 
중국은행을 통한 위안화 직접송금은 이번뿐만이 아니라 지난 2013년에도 중단된 바 있다. 2013년 9월 중국은행은 내부 문제를 비롯해 환리스크, 언어 통역 문제 등을 이유로 해당 송금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2014년 7월부터 재개했다.
 
서비스 중단으로 중국에 송금하기 위해서는 은행마다 별도로 제공하는 다른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국내 은행들은 중국은행이 아닌 다른 금융사 등과 제휴해 위안화 직접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우리카드 중국 유니온페이와 공동 개발해 지난 2월 위안화 직접 송금이 가능한 '우리 은련퀵송금서비스'를 출시했다. KEB하나은행은 글로벌 송금 결제 네트워크 기업인 웨스턴 유니온(The Western Union Company)과의 업무 제휴를 통해 중국 80여개 은행 계좌로 실시간 송금이 가능한 'KEB하나 China WU-D2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도 직접 송금이 중단됐다가 재개된 것처럼 관련 서비스가 다시 재개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재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라며 "서비스 재개가 가능해지면 신속히 재개하는 한편 해외송금 방식을 다변화할 수 있는 방법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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