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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VS 철강사 후판가 줄다리기 계속… "이달중 마무리 될 듯"
업계간 입장차 여전… "상반기 후판가 동결 예상"
2019-05-08 20:00:00 2019-05-08 20: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후판가 인상을 놓고 수개월째 줄다리기 협상을 이어 가고 있다. 양측의 극명한 입장차에 후판가 협상이 2분기에 들어서도 마무리되지 못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올 상반기 조선용 후판가격 협상이 해를 넘겼다. 철강사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후판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조선업계는 아직까지 시황이 회복세에 들어서지 않은 만큼 가격 인상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조선용 후판은 선박 아랫면에 주로 쓰이는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이다. 선박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철강재는 선박 원자재가의 대략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 조선사에게는 원가 부담이 가중된다. 
 
여기에 지난 몇년간 조선업계 장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조선사들의 원가부담이 더욱 커졌다. 이에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올해 초 보도자료를 통해 "선가 인상 등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후판가격 인상은 조선업계의 부담을 넘어 생존을 위태롭게 만든다"고 철강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조선용 후판가는 2016년 하반기부터 2년 반 동안 톤당 30만원 가량 인상됐다. 
 
조선용 후판. 사진/뉴시스
 
그러나 철강업계에서도 원자재 가격이 오른 만큼 후판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초 브라질 발레(Vale)사 소유의 페이자오(Corrego do Feijao) 광산에서 '광미 댐(Tailing Dam)'이 사고로 붕괴됐다. 또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에는 사이클론이 덮치면서 생산에 차질이 생겼고 이로 인해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2분기에 들어서면서 철광석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여전히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의견이 엇갈리다 보니 올 상반기 가격 인상은 어렵지 않겠냐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선사와 철강사의 입장이 판이하게 다르다 보니 당분가는 후판가가 동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선사에서도 후판 원재료 가격 상승세를 의식하고 있다. 이달 2일 현대중공업은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강재가격이 7~8%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면서 "철광석 가격을 봤을 때 하반기 협상 가격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조선업계에서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를 인지하고 있는 만큼 당장은 아니더라도 추후 인상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초 4월 안에는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5월까지 끌고 왔다"면서 "조선사, 철강가 모두 원재료 상승에 따라 후판가를 올려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후판가가 상반기에 인상되지 않더라고 하반기에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평가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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