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상장 '투명성' 확보하나
상장심사 협력·공시제 도입 등 선제적 대응…"향후 사업모델 기반 마련도"
입력 : 2019-05-07 17:00:00 수정 : 2019-05-07 17: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시장 투명성과 신뢰도 회복을 위해 나섰다. 암호화폐 상장 심사를 위해 외부기관과 협업하는 한편, 상장된 프로젝트들의 주요 정보를 공시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 7일 트래빗이 신뢰도 하락과 경영 악화 등의 이유로 파산 결정을 내린 가운데, 그동안 국내 거래소들에 제기된 시장 불신과 정보 불균형 문제에 대해 다양한 자구안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최근 코빗과 고팍스, 씨피닥스 등의 거래소들은 암호화폐 정보공시 플랫폼을 개발한 크로스앵글과 상장 심사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들 거래소는 크로스앵글이 5월중 론칭 예정인 정보공시 플랫폼 '쟁글'을 통해 종합적인 상장 적격 진단보고서를 제공받고, 상장 적격성과 프로젝트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한다. 그동안 상장 심사는 개별 거래소 자체적으로 이뤄졌고, 기준과 절차도 저마다 달라 투명성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고팍스 관계자는 "크로스앵글로부터 받은 자료는 회사 내 리서치팀이 검토해 상장 심사에 활용하고, 주요 정보들을 투자자에게 공시할 계획"이라며 "다른 거래소들과도 상호 협력하는 파트너십을 통해 건전한 공시문화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장과 관련해 투명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외부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고민해왔다"며 "주식시장과 같이 상장 규정이나 공시 의무가 없는 상황에서 거래소와 프로젝트, 투자자 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파트너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업계는 한국블록체인협회를 중심으로 거래소 자율규제안을 마련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말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규제안 발표 모습. 사진/뉴시스
 
이미 상장된 암호화폐와 프로젝트들에 대해서 주요 정보를 공시하는 제도도 도입됐다. 업비트는 지난달 30일 상장 프로젝트들의 공시내용을 거래소 사이트 내 '프로젝트 공시' 페이지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주요 공시사항은 대량 보유지분과 핵심인력 변동 등 재무 및 지배구조 관련 정보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등의 영업·사업 진행 관련 정보에 해당한다.
 
업비트 관계자는 "그동안 이상 조짐이 있는 프로젝트들에 대해서 유의 종목으로 지정해 투자자들에게 알리고, 해당 프로젝트에 소명할 기회를 주는 등의 절차를 거쳤다"며 "이번 공시제 도입도 투자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주면서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공시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관련 프로젝트들에 지속적으로 공시 도입 취지를 설명하고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거래소들의 이같은 노력이 암호화폐 시장의 신뢰도와 투명성 문제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또 거래소들이 자발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향후 사업모델을 구체화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들도 암호화폐 시장 상황에 따른 다양한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있다"며 "이때 사업 기반이 될 상장 절차나 공시제도 등 기본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특검법 등이 통과돼 시장 규제가 본격화될 경우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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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창현

산업1부에서 ICT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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