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예산 지원 중단으로 위기를 겪던 동반성장위원회가 올해 운영예산을 확정했다. 당초 정부에 운영예산 일부 부담을 요청했지만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중기 전용 홈쇼핑인 홈앤쇼핑이 상당 자금을 출연했다. 앞으로 홈앤쇼핑이 매년 예산을 부담하게 된다면 대기업 자금으로 동반위가 운영돼왔다는 오명도 벗게 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동반위 운영예산은 지난 25일 홈앤쇼핑이 출연한 10억원과 중소기업중앙회 2억원, 전년도 대기업 출연금 이월금으로 결정됐다. 동반위가 매년 20억원 가량의 예산을 써온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 출연금 10억원 정도가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동반위는 2010년 12월 출범 이후 줄곧 대기업 자금으로 운영예산을 충당해 대기업 편향 우려가 제기돼왔다. 2011년부터 5년 간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그룹이 전경련에 기탁한 100억원이 투입됐고, 2016년부터 3년 동안 개별 기업으로부터 60억원을 받았다. 전경련 등 대기업 예산 외에는 2017년까지 매년 1억원, 지난해와 올해 각각 2억원을 낸 중소기업중앙회가 유일한 재원 출연처였다.
작년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 개막식에서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동반위는 홈앤쇼핑의 10억원 출연으로 당장 한시름 놓게 됐지만 내년 이후 예산마련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우선 주요 대기업의 전경련 탈퇴로 자금 마련책이 도마에 오른 뒤 확실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현재 대기업 동반위원사들을 중심으로 내년 이후 예산 기금 출연을 논의 중이다.
동반위 내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부가 '1대 1대 1'로 운영예산을 마련하는 방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소기업 격차 해소라는 동반위의 사회적 기능을 감안해 정부도 일정 비용을 부담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일반 시민사회단체에 정부가 자금을 내는 것과 같은 논리다.
하지만 민간 합의라는 동반위 취지를 강조하는 중기부 내 시각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동반성장지수 등을 동반위에 위탁하고 30억원 내외의 관련 사업예산을 책정해왔다. 중기 적합업종 경쟁력 강화사업 등이 추가되며 지난해 63억원으로 관련예산이 크게 늘었고, 올해는 생계형 적합업종이 더해져 85억원이 책정됐지만 정부가 동반위에 운영예산을 직접 지원한 적은 없다.
동반위 관계자는 "3월 열린 동반위에서 사업방향을 논의한 뒤 얼마 안돼 (예산 마련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를 얘기하긴 힘들다"며 "당장 올해 예산은 해결된 만큼 하반기까지 지켜봐야 한다. 대기업이 출연에 긍정적인 만큼 향후 운영예산 마련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홈앤쇼핑 역시 일단은 일회성 출연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동반성장이라는 큰 방향에 중기업계가 동참하는 차원에서 자금지원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중소기업계에서 동반위에 자금을 낼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 역시 홈앤쇼핑의 정기적 지원에 힘을 싣고 있다. 대기업쪽에서 10억원 가량의 정기적 재원이 확보되면 동반위 운영예산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되는 셈이다.
중기업계 한 관계자는 "중기중앙회가 업계를 대표하고 있지만 정부 지원을 받고 있어 규모 있는 출연은 어렵다. 그나마 중앙회가 대주주인 홈앤쇼핑을 통한 지원이 가장 합리적"이라며 "다만 홈앤쇼핑도 주식회사인 만큼 지속 가능한 이익이 보장되고 동반위가 대·중기 균형발전에 제 역할을 해준다는 명분이 분명하다면 계속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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