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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배출 조작 LG화학·한화케미칼 시설물 폐쇄 등 논란 차단 나서
환경부 발표 직후 사과문 발표...고의성 짙어 비난 면키 어려워
환경부와 '미세먼지 자발 대응 MOU' 맺고도 기준치 초과 배출
2019-04-17 16:27:12 2019-04-17 16:27:29
[뉴스토마토 박미영 기자] LG화학, 한화케미칼 등 전남 여수 산업단지 사업장들이 대기오염물질 측정업체와 짜고 기준치 이상으로 속여 배출한 사실이 적발되자 해당 기업들은 17일 관련 시설물을 폐쇄 조치 등 사회적 논란 확산 차단에 나섰다. 
 
그러나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저감 노력을 외면하고 부과금을 피하기 위해 측정치를 조작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 만큼 비난은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업체 6곳 중 LG화학과 한화케이칼은 지난 1월 환경부와 고농도 미세먼지 자발적 대응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하고도 이같은 행태를 자행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날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의 발표 직후 사과문을 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는 사과문을 통해 "이번 일이 발생한데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는 LG화학의 경영이념과 또 저의 경영철학과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면서 "금번 사태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한 위해성 건강 영향 평가와 지역 주민에 대한 보상도 약속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LG화학은 유해성이 큰 특정 대기유해물질인 염화비닐이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는데도 측정대행업체와 '이상이 없다'고 조작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 야경.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염화비닐 배출과 관련한 사안을 인지한 즉시 모든 저감조치를 취해 현재는 법적 기준치 및 지역사회와 약속한 배출량을 지키고 있지만 LG화학은 이번 사태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모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은 허용량 이상 배출에 대해서는 사과하면서도  공모에 대해서는 아직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케미칼은 “대기오염 물질 배출에 관한 측정기록이 허위 기재된 사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반성한다”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향후 이런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적시된 공모 부분과 관련해 피의자로 지목된 담당자에 대한 자체 조사는 물론 조사 기관에서 2회에 걸쳐 소환 조사를 했지만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현재까지 공모에 대한 어떠한 증거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향후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같은 기업들의 불법 행위가 여수 산단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행해졌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어서 적발업체가 늘어날 경우 파장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또 환경운동단체까지 가세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박미영 기자 binauc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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