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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70년 비행 마치고 평생 일터인 하늘로 돌아가다
유가족·친인척 영결식 엄수…서소문·공항동 사옥 돌아본 뒤 선친 곁으로
2019-04-16 13:36:15 2019-04-16 14:53:29
[뉴스토마토 양지윤·왕해나 기자]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6일 평생 일터인 하늘로 떠났다.
 
조 회장의 영결식은 이날 오전 6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친인척과 그룹 임직원의 애도 속에서 한진그룹 회사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장으로 가는 운구 행렬은 조 회장의 세 손자가 위패와 영정사진을 들고 앞장섰다. 상주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부부와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침통한 표정으로 뒤를 따랐다. 고인의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도 슬픔에 잠긴 표정으로 영결식장으로 향했다. 조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전날 오후 빈소를 찾아 2시간 정도 빈소에 머물렀으나 영결식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발인에서 영결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영결식은 불교식으로 치러졌다. 조 회장에 대한 묵념 이후 진혼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시작됐다. 영결식 추모사를 맡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는 "그 숱한 위기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항상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길로 저희를 이끌어 주셨던 회장님의 의연하고 든든한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고 슬픔을 전했다. 이어 "회장님이 걸어온 위대한 여정과 추구했던 숭고한 뜻을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이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정택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수석도 추모사에서 "해가 바뀔 때 마다 받는 소중한 선물인 고인의 달력 사진을 보면,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눈과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오늘 우리는 그 순수한 열정을 가진 조 회장을 떠나보내려 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추모사 이후에는 지난 45년 동안 수송 거목으로 큰 자취를 남긴 조 회장 생전의 활동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상영됐다.
 
영결식이 한 시간정도 진행된 뒤 조 회장은 영구차와 함께 떠났다. 조원태 사장은 영정사진을 들고 운구차의 조수석에 앉았고,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 부사장은 별도의 차량에 탑승했다. 조 전 전무는 차에 타기 전 운구차에 실리는 아버지의 관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발인일인 16일 오전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마친 운구차량이 장지로 가기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사옥에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영결식 이후 운구 행렬은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등 고 조양호 회장의 평생 자취가 묻어 있는 곳을 지났다. 장례식장 출발 30여분 뒤 서소문 사옥 앞에는 검정 의복을 입은 임직원들이 미리 나와 있었다. 직원들은 조 회장을 모신 운구차가 지나갈 때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고인의 마지막길을 조용히 배웅했다.
 
이후 운구차는 대한항공 본사로 향했다. 고인이 출퇴근 하던 길, 격납고 등 생전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추억이 깃들어 있던 곳곳을 돌며 이별을 고했다. 임직원들은 본사 앞 도로와 격납고 등에 도열하면서 고인의 평안한 안식을 기원했다.
 
영결식을 마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운구행렬이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를 돌아본 후 장지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운구차는 1981년부터 2017년까지 36년간 조 회장을 모셨던 이경철 전 차량 감독이 맡았다. 이 전 감독은 2017년 퇴직했으나 조 회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편안하게 모시고 싶다는 의지에 따라 운전을 하게 됐다고 한진그룹 측은 설명했다.
 
이날 조 회장은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에서 안장됐다. 이곳은 조 회장의 아버지인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과 어머니인 김정일 여사가 안장돼 있다. 
 
양지윤·왕해나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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