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아시아나 3세 경영권 승계 험로 '판박이'
2019-04-09 20:00:00 2019-04-09 20:00:00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 사퇴로 국내 양대 항공사가 체제 급변기를 맞았다. 갑작스런 환경 변화로 3세들의 경영권 승계가 순조롭게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 사장은 취약한 지배구조를 극복해야 하고, 박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여부에 따라 그룹 내 입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회장이 지난 8일 돌연 세상을 떠나면서 대한한공은 장남인 조원태 사장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조 사장은 조 회장의 3남매 중 유일하게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의 장례가 마무리되면 조 사장을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경영권 승계가 사전 준비 없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취약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게 급선무다. 
 
한진칼의 개인 최대주주는 지분 17.84%(보통주 1055만3258주)를 보유한 조 회장이다. 이어 조 사장(2.34%)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0%) 등의 순이다. 한진그룹은 '한진칼→대한항공·한진→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한진칼의 주요 계열사는 정석기업 48.27%, 대한항공 29.62%, 한진 22.19%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조 회장의 유가증권 가치는 약 3454억원으로,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조 회장 일가가 내야하는 상속세가 1727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부동산이 포함될 경우 2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조 회장 일가가 가진 한진칼과 한진의 지분 가치가 1217억원이고, 보통 평가가치의 50% 수준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 609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1100억원은 결국 배당을 통해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한진칼과 한진의 배당 증액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항공기. 사진/뉴시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의 대표이사직에서 전격 퇴진하면서 이원태 부회장 중심의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했다. 박 회장 역시 퇴진이 급박하게 결정됐을 뿐만 아니라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계속 보유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정부와 채권은행이 박 회장에게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지분 매각을 압박하는 기류가 강해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다. 박 회장은 지주사격인 금호고속 지분 31.1%,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21.0%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그룹 지배구조가 깨질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IDT도 떨어져 나갈 수 있다. 
 
재계에선 박 사장이 경영권을 순조롭게 넘겨받기 위해서는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 권고를 수용하고, 여기서 확보한 자금으로 금호산업의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조치가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분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팔고, 금호산업을 우량회사로 만드는 게 현재로선 최선의 선택지"라며 "박 사장의 금호산업 경영권 승계 여부는 결국 아버지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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