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힙' 뮤직)"21세기의 너바나" 빌리 아일리시
입력 : 2019-04-01 17:33:40 수정 : 2019-04-01 17:44:56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글로벌 '힙' 뮤직은 영국 가디언이나 뉴뮤지컬익스프레스(NME), BBC Music, 미국 빌보드, 롤링스톤 등에서 나오는 소식을 토대로 해외 가수들의 신보나 공연 소식을 선보이는 코너다. 이 코너에서는 해외에서 멋지거나, 새롭거나, 주목 받는 뮤지션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마치 1991년 너바나를 보는 것 같다."
 
18세의 신예 뮤지션 빌리 아일리시가 90년대 전설적인 록 밴드 너바나에 빗대 설명되고 있다. 기존 록 음악의 평범한 구성 방식을 탈피했던 너바나식 '얼터너티브'처럼 이 뮤지션은 21세기의 충격적인 음악 실험을 진행 중이다.
 
"그의 음악은 한 마디로 규정하기 힘들다. 뭐라고 불러야 할 지도 모르겠다. 다만 큰 범주에선 록앤롤 안에 있고, 마치 '아직 록이 죽지 않았다'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현재 미국 10대 청소년들이 그의 음악에 열광한다. 내 딸도 그의 열렬한 팬이다."
 
세계적인 밴드 푸 파이터스의 보컬 데이브 그롤은 그를 이렇게 평가한다.
 
빌리 아일리시.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아일리시가 최근 데뷔 앨범 '왠 위 올 폴 어슬립, 웨어 두 위 고?(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를 발매했다. 수면 장애와 인간의 공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총 14곡의 트랙리스트들이 수록됐다. 1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가 통계업체 닐슨 뮤직 예측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 앨범은 다음주 빌보드의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2001년생인 아일리시는 2016년 사운드클라우드에 발표한 '오션 아이스(Ocean Eyes)'로 데뷔했다. 퓨어 팝과 발라드 사이 경계에 있던 이 곡은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록, 팝씬에서 단숨에 큰 주목을 이끌어 냈다.
 
이후 2017년 '벨리에이크(Bellyache)', '볼드(Bored)', 워치(Watch)' 등의 싱글과 EP '돈 스마일 앳 미(Don't Smile at me)'로 실험적인 뮤지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곡들은 대체로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되 평소 아일리시가 즐겨 듣는 힙합과 알앤비 등의 장르 파괴적 접근을 취한다. 비틀스와 그린데이, 드레이크, 에이셉 라키, 에이브릴 라빈, 라나 델 레이 등 그를 성장시킨 음악적 경험들이 수렴하고 뒤엉켜 완성된다.
 
최근 발매된 정규 1집 앨범은 수면장애와 공포라는 테마 안에서 흘러간다. 침대 밑에 숨어있는 괴물의 관점으로 외부의 압력이나 통제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곡 'bury a friend'), 상대에 대한 집착과 분리에 대한 공포를 표현하기도('ilomilo') 한다. 나른한 목소리로 '착한 소녀가 지옥에 간다'고 얘기하는 곡 'all the good girls go to hell'은 두 눈이 좀비처럼 변해버린 앨범 커버의 그로테스크한 면을 연상시킨다. 뮤직비디오에서도 그는 등에 주사 바늘을 꼽거나 시체를 연상시키는 섬뜩한 그림들로 자신의 음악적 컬러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빌리 아일리시.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전반적인 테마는 공포이지만 앨범 말미로 갈수록 순수와 낭만의 감성을 마주할 수 있다. 8살 어린이 같은 목소리로 사랑을 노래하는 '8'과 이별에도 사랑의 끈을 놓지 못하는 'i love you'에는 18세 있는 그대로의 그 모습이 새로운 색깔이 돼 흘러 나온다. 아일리시 자신은 "흐느껴 울거나 죽고 싶을 때 들을 수 있는 곡부터 춤을 추거나 즐길 수 있는 곡까지 한 앨범에 담겨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21세기의 너바나'라는 찬사는 대서양을 건너 유럽으로도 세를 넓혀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아일리쉬의 새 앨범을 두고 '인간 본연의 솔직함'을 담아낸 앨범이라며 별 5개 중 4개를 부여했다.
 
"아름다움, 기괴함, 황량함, 이기심과 자기이해가 모두 담겼다. 소프트하고 경쾌한, 때로는 달콤한 목소리로 그는 인간의 기괴함을 마주하길 서슴지 않는다. 안정적이고 불안정적인 인간 모습이 모두 그려지는, 어마어마하게 흥미로운 앨범."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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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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