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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천억 규모 '자영업자 대출 3종세트' 출시…차 부품사에 1조 회사채 발행 지원
'영세-위기-재창업' 단계별 구분…신·기보 보증비율 높이고 보증료율 인하
정책기관, 부품업체 회사채 편입한 유동화증권 발행
2019-03-25 15:01:51 2019-03-25 15:01:51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 비전 선포의 후속대책으로 자영업자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과 중견·중소 자동차부품업체 금융지원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총 1조6000억원 규모이다.
 
자영업자 금융지원은 매출이 적고 담보가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 성장 잠재력은 있지만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자영업자도 쉽게 대출받을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6000억원 규모의 특별 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자영업자가 은행에서 5년간 최대 3억원을 연 4%대 낮은 금리로 사업 자금을 빌릴 수 있는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은행권이 사회 공헌 자금 500억원을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회사에 출연하고, 보증기관은 이 재원을 바탕으로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에 우대 보증서를 발급해 자영업자가 더 낮은 이자율로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대출은 △영세 자영업자 △위기 자영업자 △재창업 자영업자 등을 구분해 공급된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은 양호하지만 매출이 적고 담보가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4500억원을 투입한다. 연매출 5억원 이하 영세 자영업자 중 보증기관과 은행의 심사를 통과한 이들이 대상이다. 보증 여부를 심사할 땐 성장성·잠재력을 기반으로 심사하기로 했다.
 
영세 자영업자 지원 프로그램은 신·기보 보증비율을 기존 85%에서 95%까지 올리고, 평균 1.5%인 보증료율도 0.3%포인트 인하한 것이 특징이다. 기업당 3억원 내에서 보증받을 수 있다. 일반보증은 1년 만기인 반면, 이번 프로그램은 안정적 지원을 위해 만기를 5년으로 늘렸다. 이처럼 보증 비율을 높이면 담보가 없는 자영업자도 은행에서 돈을 조달하기 쉬워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증서가 담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출 금리가 일반 신용 대출보다는 훨씬 낮고 담보 대출의 이자율 수준인 연 3~4%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출 감소로 '데스밸리(죽음의 계곡)'에 빠진 자영업자를 위해선 1200억원을 지원한다. 자영업자 1명당 최대 1억원까지 5년간 대출받을 수 있다. 금융권의 자금조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증비율은 기존 85%에서 100%로 높였고, 보증료율은 0.5%포인트 인하했다. 만기 역시 5년이다.
 
최근 3년 안에 폐업한 적 있는 자영업 재창업자와 예비 재창업자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신설해 300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신청일로부터 3년 이내 폐업한 경험을 보유한 재창업자는 연체채무 유무와 관계없이 재창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보증기관에 '저신용기업 성장지원 특별위원회'를 신설, 사업성·성장성 심사를 거쳐 지원대상을 선정한다. 연체채무자인 경우, 효과적인 재창업 지원을 위해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원리금 감면도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보증비율은 100%, 보증료율은 최저수준인 0.5% 고정료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향후 3년간 자동차 부품업체에게 1조원 규모의 장기자금을 지원해주는 '자동차 부품업체 회사채 발행 지원 프로그램'을 오는 29일부터 가동한다. 신용등급이 낮은 업체도 신용보증기금의 도움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조달한 자금은 용처에 제한 없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가 확정한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제고 방안' 중 '3대 금융지원 패키지'로 계획된 것이다. 패키지 중 중소 부품업체 우대보증(1조원)과 GM 협력업체 및 산업위기지역에 위치한 부품업체에 대한 대출·보증 만기연장(1조3000억원)은 이미 시행되고 있다.
 
지원 방식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활용하는 것이다. P-CBO는 신용도가 낮아 독자적으로는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부품 업체의 회사채를 신보가 인수한 뒤, 신용을 보강해 시장에 매각하는 방식을 말한다.
 
신보는 부품 업체가 발행한 회사채를 최대 50% 편입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이 유동화증권 중 97%는 신보의 신용보강 이후 시장에 매각하고, 나머지 3%는 회사채를 발행한 부품 업체가 다시 매입해야 한다.
 
중소 부품업체는 기업당 최대 150억원, 중견 부품업체는 기업당 250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일반 우대보증의 기업당 한도가 최대 3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만기는 3년이지만, 만기가 도래하면 채권을 새로 발행해 상환하는 차환도 가능하다. 금리 역시 시중금리 변동과 무관한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3년간 1조원 규모로 집행된다. 올해의 경우 6번에 걸쳐 총 3500억원이 공급된다. 오는 29일엔 제1차 유동화증권 1110억원어치를 발행, 15개 부품업체에 총 430억원을 공급할 예정이다. 중견 부품업체 4개사가 280억원, 중소 부품업체 11개사가 150억원을 지원받는다. 1110억원 중 나머지 680억원은 비자동차 중소·중견기업에 공급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신보는 당장의 재무지표가 아니라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을 살펴 ‘혁신적인 시도를 하는 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지자체와 완성차 업체도 부품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조해 달라"며 "자동차 부품업체는 정책금융기관의 자금지원을 미래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도약판으로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대구 신용보증기금 본사에서 열린 은행권 사회공헌사업 업무협약식에 참석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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