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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썬키스 패밀리’ 황우슬혜, 섹시+코미디 ‘퀸’ 존재감↑
‘화가’ 캐릭터 위해 1년 반 동안 그림 공부…”아마추어 이상”
‘섹시함’ 김지혜 감독 감각적 포즈 연출+코미디 연기 감각
2019-03-25 13:11:08 2019-03-25 13:11:08
[뉴스토마토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2008년 영화 미쓰 홍당무로 데뷔했다. 같은 해 개봉한 흥행작 과속 스캔들에서 차태현의 마음을 사로 잡은 유치원 선생님으로 등장한 바 있다. 이후 여러 작품에서 조연급으로 활약했다. 대부분 미모가 뛰어난 여성 캐릭터 혹은 섹시한 이미지의 여성으로 출연했다. 하지만 사실 이 여배우의 진짜 숨은 내공은 코미디에서 발동된다. 그의 필모그래피와 출연작 속 캐릭터 소화력을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결과적으로 이 여배우의 활용법에서 제대로 된 파악을 하지 못한 감독들의 판단 착오가 아쉬울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썬키스 패밀리는 여성 감독의 시선에서 이 여배우의 장점이 무엇인지 온전히 훑어진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하고 싶다. 배우 황우슬혜이 이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 준호의 여사친 미희로 출연했다. 전혀 노출이 없는 섹시함으로 무장한 미희는 남성의 시선을 사로 잡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생활 연기에 가까운 코미디와 섹시 코드의 적절한 믹스는 묘한 웃음+상상력을 만들어 낸다. 오롯이 황우슬혜 이 배우의 역할이 만들어 낸 최고의 양념 소스다.
 
배우 황우슬혜. 사진/영화사 두둥
 
지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난 황우슬혜는 썬키스 패밀리촬영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모두 공개했다. 그가 이 영화에서 연기한 미희는 예쁜 미모와 섹시한 분위기 여기에 뛰어난 예술적 감각 그리고 예상 밖의 허당미까지 갖춘 인물이다. 미워할 수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없는 그런 인물이 황우슬혜의 캐릭터 소화력으로 만들어졌다.
 
하하하. 이건 섹시함도 있지만 분명한 건 청소년도 볼 수 있는 15세 관람가에요(웃음). 영화 전체적으로 가족의 막내인 진해의 시선으로 바라 본 어른들의 사랑이잖아요. 그런 시선 처리가 너무 독특했죠. 사실 걱정도 많았어요. ()에 대한 너무도 오픈 마인드의 가족 얘기가 공감이 될까 란 걱정을 많이 했죠. 그런 인물들 속에서 미희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역할이랄까.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역을 해볼까 하고 덥석 잡았죠.”
 
워낙 오픈 된 가족 이야기였기에 어릴 적 눌려 있었던 자신도 모를 무언가를 해소한 느낌도 들었단다. 영화 속과 달리 그리고 보이는 것과 달리 황우슬혜는 상당히 보수적이란다. 데뷔 직전까지만 해도 집에서 부모님과 TV를 볼 때 키스신만 나와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쑥스러움을 타던 성격이었다고. 이 영화를 통해 미래의 가족 계획과 교육관까지 얼추 갖추게 됐단다.
 
배우 황우슬혜. 사진/영화사 두둥
 
나중에 결혼해서 내 아이에겐 성에 대한 개방적인 교육을 좀 하고 싶단 생각도 들었어요. 문란한 성이 아니라 소중하지만 감추고 비밀스러운 게 아닌 것으로 알려주고 싶어요. 저희 때는 생리하는 것도 부끄럽게 여기고 남자 친구들이 놀리기도 하고 그랬잖아요. 어릴 때 부모님이 좀 그런 부분에서 철저하게 교육을 잘 시켜주셨다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죠.”
 
그는 이번 영화에서 섹시한 이미지도 있었지만 화가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림 그리는 것을 위해 1년 넘게 실제로 그림을 배우기도 했다고. 놀라운 것은 황우슬혜는 이번 영화 출연 전까지는 완벽한 그알못’(그림을 전혀 알지 못하던)이었단다. 평생 단 한 번도 그림을 그려보지도 않았던 문외한 이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웬만한 아마추어 이상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
 
워낙 마음에 드는 캐릭터라 준비 기간이 많이 필요했죠. 그림 배우는 데 1년 반 정도 소요됐던 것 같아요. 인물화 누드화 등 수준급은 아니지만 에이 이게 뭐야수준은 아닌 것 같아요(웃음). 연출을 맡은 김지혜 감독님이 소개해 준 아주 유명한 화가 분에게 배웠는데 칭찬도 곧잘 받았어요. 하하하. 영화 속에서 대부분은 그 화가 선생님이 그리신 거지만 제가 그린 그림도 몇 점 등장해요. 뭐 전시회 할 정도의 수준은 아닌데, 취미 생활 정도로는 끌고 가도 무리 없을 정도로 배워서 너무 기분 좋아요.”
 
배우 황우슬혜. 사진/영화사 두둥
 
작품 준비로 뜻밖의 그림 실력을 얻었다면 연출을 맡은 김지혜 감독 덕분에 섹시한 모습을 더욱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포인트도 전수 받았다. ‘전수란 단어 보단 김 감독의 디렉션 덕분에 기존 출연작에선 선보이지 못했던 노출 없는 섹시함을 더욱 살릴 방법도 터득했다. 물론 섹시함에 목적을 두고 만든 장면들은 아니다. 미희의 엉뚱하면서도 허당미 넘치는 표현 방법을 대신한 장치였다.
 
하하하. 그게 섹시하게 보이셨다면 진짜 성공한 거네요. 김지혜 감독님이 이번 영화로 연출 데뷔를 하셨지만 원래는 사진작가로도 활동하셨어요. 그래서 자세나 포즈에 굉장히 많은 지식을 갖고 계세요. 영화를 보시면 미희의 포즈가 의외로 묘해요. 의자에 앉아 있어도 요상한 포즈로 앉아 있고. 전부 감독님이 잡아 주셨어요. ‘미희는 절대 미워 보이면 안된다가 철칙이셨어요. 저야 예쁘게 찍어주셨으니 감사하죠. 아휴(웃음)”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공개가 되면 가장 이슈가 될 부분은 여사친 남사친에 대한 문제가 될 듯하다. 그는 극중 남자 주인공 준호(박희순)의 여사친이자 아는 동생으로 나온다. 자신 때문에 준호-유미(진경) 부부의 분란이 일어난다. 결혼 적령기를 넘긴 나이(40)의 황우슬혜는 미혼이지만 이런 여사진’ ‘남사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번 영화로 혹시 생각이 바뀌지는 않았을까.
 
배우 황우슬혜. 사진/영화사 두둥
 
전 이번 영화로 완전 이해하게 됐어요. 사실 준호나 미희 둘 다 서로에게 어떤 사심은 없었던 거 같아요. 그냥 친한 사이죠. 만약에 어느 한 쪽이라도 음흉한 마음을 먹었다면 에이 그건 욕을 먹어야 되요. 저도 개인적으로 남사친이 되게 많아요. 같이 밥도 먹는 남자 동생들도 많고. 서로 연애 상담도 많이 해요. 전 개인적으로 보수적이라기 보단 개방적인 것 같아요. 다만 저도 누군가의 여사진이 될 수 있잖아요. 그럼 배려가 있어야 되겠죠. 한 번은 친한 남사친과 그의 애인이랑 같이 만난 적도 있는데 그 애인 분이 표정이 안 좋아 지더라고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상황을 이해해야 할 것 같아요.”
 
영화 속에서나 현실에서나 미혼인 그는 올해 불혹을 맞이했다. 친구들도 모두 결혼을 했다. 부모님도 부쩍 결혼에 대한 말을 많이 한단다. 그럴 만한 아니다. ‘선키스 패밀리속 준호-유미 부부처럼 알콩달콩한 부부 생활을 꿈꿔야 한다. 현재는 애인이 없지만 언젠가는 꼭 좋은 남자를 만나고 싶단다. 물론 결혼도 무조건 하고 싶다고.
 
배우 황우슬혜. 사진/영화사 두둥
 
전 절대 비혼주의가 아닙니다(웃음). 박희순 선배님이 촬영이 끝나거나 이번 언론시사회 이후 박예진씨가 왔었어요. 둘이 너무 보기 좋더라고요. 나도 결혼하면 꼭 저런 부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사실 지금까지는 연기자란 핑계로 결혼을 미루며 스스로에게 핑계를 대고 있었는데. 이젠 좀 만나야 할 것 같아요. 근데 이제 막 연기가 재미있어 졌는데. 어쩌죠. 좋은 남자도 만나고 싶고. 좋은 작품도 계속 만나고 싶고. 두 마리 토끼를 최대한 빨리 다 잡고 싶어요. 하하하.”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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