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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싫든 좋든' 배당 확대
주주환원 이슈에 떠밀리 듯…주가·이미지·과세특례 효과도 겨냥
2019-02-19 14:14:07 2019-02-19 14:14:07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유통업계가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 배당에 적극적이다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주주환원이 이슈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소극적인 배당에 눈총을 샀던 업계가 180도 달라졌다. 업종 경쟁심화, 사양화 등 대체로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배당으로 인한 자본유출을 감수하는 모습은 한편으론 걱정도 낳는다. 하지만 등 떠밀리는 듯하면서도 그 속에 잇속이 없지도 않다. 배당으로 주가 부양은 물론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와 과세특례도 얻을 수 있어 이를 통한 국면전환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미원, 청정원 등으로 유명한 대상홀딩스는 지난 18일 주당 190(보통주)의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우선주를 포함해 70억여원이다. 지난해 초 결산배당은 주당 180원 배당총액은 66억여원이었다. 이 회사는 광고선전비와 운송비 등을 줄여 지난해 영업이익은 18% 올랐으나, 환손실과 법인세 비용 증가로 당기순이익은 11% 감소했다. 그럼에도 시가배당률을 전년 1.8%에서 2.4%까지 올려 배당을 늘렸다.
 
앞서 다른 유통기업들도 배당을 늘린 사례가 많다. 신세계는 배당금총액을 122억여원에서 196억여원으로, 이마트는 417억여원에서 557억여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마트의 경우 대형할인점 규제와 온라인 유통채널 경쟁이 심화되며 이익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배당성향을 0.8%에서 1.1%까지 올렸다.
 
지난해 배당이 없었는데 이번에 새로 집행하는 곳들도 다수 있다. 전년 실적이 없는 현대백화점이 이번엔 203억여원을 배당에 할애한다. 롯데지주도 지주회사 출범에 따른 분할합병 이유로 지난해 정기 배당을 쉬었는데 이번엔 주당 800, 시가배당율 1.5% 선에서 총 572억원 배당을 집행키로 했다. 마찬가지로 동원F&B(총 배당금, 115억원), GS홈쇼핑(183억원), GS리테일(500억원), 현대그린푸드(183억원) 등이 배당기업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린다.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국민연금이 저배당 중점관리기업으로 공개하는 등 마찬가지 이슈가 불거졌던 남양유업을 감안하면 업계 배당확대에는 연금 압박이 작용한 듯 보인다. 연금은 의결권 행사 내역을 주주총회 전에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사전에 기관투자자나 소액주주 의결권 행동이 뭉쳐질 가능성이 있어 기업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배당에 대한 과세 특례를 고려해 기업이 능동적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지주회사 배당소득은 익금불산입 혜택이 적용되는데 자회사 지분율이 40%를 넘어가면 100% 과세 면제 받는다. 이와 관련 AK홀딩스는 최근 애경산업 지분율을 40%까지 늘리기 위해 주식을 꾸준히 매수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근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기업집단이 많기 때문에 익금불산입 제도를 감안한 지분조정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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