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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폰 출시 앞두고 헌폰 팔기 기승
스팟성 보조금 고개…이용자 차별 심화
방통위 모니터링 강화·불법 행위 대응방안 검토
2019-02-11 16:35:03 2019-02-11 16:35:03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3월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불법 보조금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감시가 약해진 설연휴 전후를 틈타 불법 보조금이 확대됐다. 향후 신제품 출시 전까지 기존 프리미엄 제품의 재고 소진을 위해 짧은 시간에 보조금을 쏟아 붓는 이른바 '스팟성 보조금'도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일부 대리점과 소비자만 혜택을 볼 수 있어 이용자 차별이 심화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으로 규제 정책이 연결되고 있지 못해 통제기능 상실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일부 휴대폰 집단상가, 타깃 매장을 중심으로 갤럭시S9, 갤럭시노트9 등에 대한 불법 보조금이 살포됐다. 일부 이동통신사는 집단상가 주요 판매점과 타깃 매장에 갤럭시노트9 43만원, 갤럭시S9 52만원 등의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지급하며 가입자 확보전에 나섰다. 판매장려금은 가입자를 유치할 때마다 이통사들이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돈이다. 판매자들은 판매장려금의 일부를 가격 할인으로 제공, 가입자를 확보한다. 
 
가령 출고가가 109만4500원인 갤럭시노트9 128기가바이트(GB)의 경우 번호이동 시 7만원대 요금을 이용할 경우 공시지원금 37만2000원과 추가지원금 5만5800원을 받고, 불법보조금을 받아 최종 22만~23만원가량으로 구매가 가능한 셈이다. 지난해 3월 출시된 갤럭시S9 64GB의 경우 번호이동으로 이용할 경우 5만~9만원 수준에서 구매할 수 있다. 기존 출고가가 95만7000원에 달하지만 최근 공시지원금이 6만원대 요금을 사용할 경우 33만~35만8000원으로 확대됐고, 공시지원금의 15%가량인 추가지원금과 불법보조금을 받을 경우 가능하다. 
 
특히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시장우위 선점을 위해 18만원가량을 타사 대비 더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 유통망 관계자는 "일반 로드 매장은 통상적 지원금 규모가 지원되지만 타깃 매장과 집단상가를 중심으로는 추가적으로 18만원이 더 지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9, 갤럭시S9뿐만 아니라 애플의 아이폰XS, 아이폰XR, 아이폰7 등 단말에 대해서도 책정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17년 10월부터 단말기 보조금을 최대 33만원으로 제한하는 보조금 상한제가 폐지됐다. 하지만 일부 유통망에만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며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은 이용자 차별에 해당된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위반 행위다. 방통위는 판매장려금의 적정 수준을 30만원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일부 유통망과 소비자만 혜택을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유통망 관계자는 "설연휴 전후로 과열 트렌드가 이통사 실적과 연관된 특정 지역, 타깃 매장을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정작 일반 대리점들은 이런 단가를 구경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 보조금으로 인해 일선 유통망과 대다수의 소비자가 차별을 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2월 불법 보조금 확대로 번호이동 수치도 지난달보다 확대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1월 하루 평균 번호이동 수치는 1만2757건이었지만, 2월 들어서는 1만4934건으로 확대됐다. 예전 대란 수준은 아니지만 비수기인 2월 들어 불법 보조금 확대로 번호이동 건수가 늘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이 연휴 직후인 지난 7일 번호이동 가입자 407건 순증을 기록했지만 이통사간 차별적으로 보조금 경쟁이 펼쳐지며 전체적으로 지난 9일까지 676건 순감했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543건, 133건 순증을 기록했다. 
 
일부 대리점들은 방통위가 인력의 한계로 단속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도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때때로 단속하고 있지만 완전히 근절할 수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불법 보조금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현재 과도한 보조금 정책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통사에 이에대한 메시지를 전달했고,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추이를 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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