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MB청와대 민간인 불법사찰 진상 은폐"
과거사위 "알면서도 윗선 수사 소극적…불법자행 권력 보호"
2019-01-28 10:10:18 2019-01-28 10:10:18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을 수사한 검찰에 대해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소극적인 수사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건 진상을 은폐했다고 결론 내렸다.
 
과거사위는 28일 "검찰은 KB한마음 대표이사이자 민간인이었던 김종익씨의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수사 시부터 국무총리실 소속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 등 행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인지해 수사하지 아니 않고 1차 수사 당시 청와대 관련 대포폰 수사도 매우 소극적으로 진행했으며, 2차 수사에서도 청와대 윗선 가담 관련 수사를 소극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의 비선조직이 정권에 비판적인 민간인 등을 광범위하게 불법사찰한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검찰은 대통령 등 정치권력에 대한 수사를 매우 소극적으로 진행했고, 오히려 불법을 자행하는 정치권력을 보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검찰이 사찰 피해자 김씨에 대한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수사 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행위를 알았음에도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은 경찰 기록 등을 통해서 지원관실이 불법적으로 민간인을 사찰하고, 김씨의 대표이사직 사임·회사 지분 양도 등을 강요·협박했으며,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수사의뢰 자체도 그러한 수단의 하나였다는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은폐했고, 김씨 이후에도 계속된 민간인에 대한 지원관실의 불법사찰과 강요행위 등을 용인하는 결과를 야기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검찰이 지원관실에 대한 압수수색 시기를 지원관실 등과 조율·지연해 지원관실이 증거를 인멸할 수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1차 수사팀의 지원관실 압수수색 시기가 지연돼 부적절했고, 결과적으로 지연된 압수수색으로 인해 지원관실이 증거인멸을 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의 압수수색 시기에 관해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거나 청와대와 조율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압수수색 시기를 조율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청와대 관련 고위직 공무원 등이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조사 요청에 일체 응하지 않는 상태에서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검찰이 1차 수사 당시 피의자들이 사용한 대포폰에 대한 수사를 부실하게 해 청와대 비서관 등이 증거인멸에 가담한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검찰은 민간인 불법사찰의 윗선을 밝히기 위한 대포폰 관련 수사를 매우 불충분하게 했고, 윗선 가담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마땅히 해야 했을 수사를 회피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대검 중수부장의 김모 주무관의 USB를 은닉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검 중수부가 USB를 가져가 수사가 종료되기 전에 반환하지 않은 행위는 수사방해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며 "대검 중수부가 대검 디지털수사과에 USB를 전달한 것이 확인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지도 USB 7개의 소재가 전혀 파악되지 않으므로, 은닉되거나 부적절하게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과거사위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을 통해 국가권력에 대한 엄정한 검찰권 행사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또 검찰 지휘부의 수사지휘권 행사기준 마련 및 이의제기절차를 도입하고 김 주무관 USB의 소재 및 부적절한 사용 여부에 대한 감찰 또는 수사가 필요하며 기록관리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종국처분 이후 드러난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책임감 있는 후속 수사가 가능한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고 사건 배당 후 수사 진행 없이 방치하는 것을 방지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은 지난 2008년 6월경 피해자 김씨가 블로그에 이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동영상을 게시하자 그해 7월 신설된 지원관실이 김씨를 불법사찰을 한 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도록 하고 경찰에 압력을 가해 수사하도록 한 일을 뜻한다. 당시 검찰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김씨 사찰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수사했으나, 소극적인 자세로 청와대 등 개입 여부를 규명하지 못했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축소하거나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을 낳았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피해자인 김종익씨가 지난 2010년 7월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