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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무제한 교체·중고보장 범위 확대…스마트폰 업계 '고객' 잡기 혈안
삼성·LG·애플 등 혜택 넓혀, 수요 감소 만회 위한 고육지책
2019-01-09 17:10:15 2019-01-09 17:10:15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사후지원과 보상판매를 강화하며 ‘집토끼 지키기’에 나섰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프로모션을 통해 충성고객을 붙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1일부터 국내에서 스마트폰 개통 1년 내 화면 번인(burn-in,잔상)으로 인한 디스플레이 무상 교체 횟수를 기존 1회에서 무제한으로 늘렸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특성상 디스플레이에 얼룩이나 자국이 남을 수 있는데 사후지원의 일환으로 무상 교체 혜택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 서비스 강화와 편의 확대 차원”이라며 “스마트폰 OLED 기술이 진화하면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프트웨어 보정을 거쳐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만 디스플레이를 교체할 수 있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전경. 삼성전자는 이달 1일부터 디스플레이 교체 가능 횟수를 무제한으로 늘렸다. 사진/삼성전자
 
애플도 한국 소비자를 잡기 위해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던 유료 제품보증 서비스인 ‘애플케어 플러스’를 출시할 방침이다. 애플케어 플러스는 사용자 과실로 아이폰이 망가져도 2년 동안 최대 2회까지 저렴하게 수리를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아이폰X, 아이폰XS 등 제품 가격이 100만원 중반 대를 훌쩍 넘기고 수리비용도 몇 십만 원 단위로 크게 올라가면서 소비자 요구가 늘었지만, 한국에서는 시행되지 않아 소비자 차별 논란이 일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오래 써도 좋은 LG폰’을 만들기 위해 사후지원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4월 SW업그레이드센터를 개소하며 운영체계(O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스마트폰 사후지원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필진 모임 ‘더블로거’, LG 스마트폰 사용 고객 등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에 대한 의견을 듣고 소통하는 자리도 여러 번 마련했다. 이 밖에 스마트폰 사후지원 관련 모든 OS 업그레이드 일정 및 소프트웨어(SW)업데이트 계획을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다.  
 
사후지원 혜택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국내 브랜드 스마트폰 품질보증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은 기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국내에서 스마트폰 보증기간을 1년으로 잡았다. 일부 국가에서는 같은 기종인데도 2년간 보증해 국내 소비자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해당 개정안이 올해 상반기 안으로 적용되면 현재 1년인 디스플레이 교체나 카메라 모듈 등의 보증기간이 늘어날 수도 있다. 다만 소모품인 배터리의 보증기간은 1년으로 유지된다.
 
주요 제조사들은 사후지원뿐만 아니라 중고기기 보상판매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중고보상 프로그램을 당초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2월까지 연장했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중고보상이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자 V40씽큐에 이어 V35씽큐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V40씽큐 구매 고객에게 2년 후 중고 보상 가격을 약속하는 ‘업그레이드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고객은 V40씽큐 구매 후 18개월 혹은 24개월 이후에 기기를 반납하고 최신 프리미엄 LG 스마트폰을 재구매하면 V40씽큐 구매 가격의 최대 40%까지 보상받는다. 
 
애플은 전 세계적으로 보상판매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이어 지난해 말에는 한국에서도 보상판매를 시작했다. 이달 말까지 서울 가로수길 애플 스토어에서 기존 사용하던 기기를 반납하면 신제품 가격을 최대 30만원 할인해준다. 특히 미국에서는 최대 100달러 더 보상하는 파격적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은 기종에 따라 최대 450달러(약 50만원)를, 중국은 기종에 따라 최대 3745위안(약 61만원)까지 보상한다. 
 
제조사들의 경쟁적인 고객 혜택 확대는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로 충성고객을 잡으려는 노력이라는 분석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역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4억4000만대로 지난해(15억800만대)보다 5%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선진국에서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축소된 탓에 삼성전자와 애플의 타격이 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2억946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해 2억960만대를 판매해 세계 2위를 지켰지만 계속되는 판매량 저하로 올해는 중국 화웨이에 2위를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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