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지하철 파업 불씨 남긴 '임금피크제'
입력 : 2018-12-28 06:00:00 수정 : 2018-12-28 06:00:00
출근 시간대인 27일 7시20분경,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1~8호선이 정상 운행한다는 소식을 기자들에게 알렸다. 공사와 노조가 전날 오후 3시부터 밤샘 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를 봤다는 내용이었다. 때문에 노조가 이날부터 하기로 했던 총파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극단 대치까지 치닫진 않았지만,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임금피크제 사안에 대해선 "지속 여부에 관한 개선 방안을 정부 등에 노사가 건의하기로 했"지만, 임시방편일 뿐 다시 대치할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
 
당초 공사는 전체 근로자 임금 상승을 억제해 신규 채용 인건비를 충당하려고 했다. 원래 임금피크제 취지는 정년에 가까운 근로자의 임금 삭감과 신규 인력 채용을 맞바꾸는 것이지만, 공사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총 인건비를 깎으려고 했다. 이에 노조는 아예 임금피크제 폐지를 정부에 요구하라고 맞선 바 있다.
 
임금피크제는 내년부터 더 큰 문제가 될 예정이다. 임금피크제 시행 기업에게 정부가 주는 지원금은 올해가 만기기 때문이다. 근로자 1인당 연 최대 1080만원이었기 때문에 최소한 없는 것보다는 나은 액수였다. 공사 관계자는 "임금피크제와 신규 채용으로 인한 손실에 비해 지원금이 부족하다"면서도 지원이 없으면 노사 갈등 소지가 커진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고용노동부는 지원 연장을 추진하려 했으나 관계 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피크제는 지난 2015년 도입될 때부터 논란이 많은 제도였다. 급여를 삭감하는 자체만으로도 반발이 일어나는 게 자연스러웠고, 삭감분이 신규 채용으로 이어지는지도 의문스럽다는 지적이 있었다. 공공기관까지 도입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리고 3년이 지나는 동안 의문과 분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정년 근로자 임금을 깎고도 신규 채용 비용을 충당 못하거나 채용이 제대로 안되는 곳은 서울교통공사 1곳 만은 아니다.
 
지원금은 며칠 안되서 끊기지만, 정부는 지원금을 안 주면서 어떻게 제도를 바꾸겠다는 건지 기약이 없다. 기다리다 못해, 다시 갈등과 파업을 일으킬 수 있는 곳 역시 서울교통공사 1곳 만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든 지원금 항목을 만들든가, 제도를 조속히 바꾸든가 어느 한 가지는 해야하지 않겠는가.
 
신태현 사회부 기자(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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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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