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올해 조선업계는 '수주절벽'의 여파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연말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 소식이 잇따르면서 조선업이 회복세에 접어 들었다는 기대섞인 목소리도 나오지만, 비관론도 팽배한 상황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포트에 따르면, 올 1~11월 한국의 수주량은 109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 세계 선박 발주량(2600만CGT)의 42%를 차지했다.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연간 수주 '세계 1위'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한국 조선 빅3는 올해 선박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까지 조선부문에서 총 161척, 137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면서 선박 수주목표(132억달러)를 넘어섰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LNG운반선 17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6척, 초대형컨테이너선 7척 등 총 45척(약 65억8000만달러)의 선박을 수주해 조선(상선·특수선) 수주목표액 55억5000만달러를 10억달러 이상 넘어섰고, 삼성중공업도 이번달에 LNG운반선 6척을 수주하는 등 올해 총 48척, 61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 역시 상선 수주목표액 51억달러를 10억달러 넘게 초과했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고 평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 2016~2017년 수주절벽과 선가 하락의 여파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영향을 미치고, 올해 수주가 영업실적으로 반영되려면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4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이어갔지만, 삼성중공업은 3분기 누적적자만 2756억원에 달하고 4분기에도 1000억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 현대중공업도 상반기에만 2995억원의 적자를 냈고, 3분기에 영업이익 28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해 들어 선박 건조비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후판(두께 6㎜ 이상 두꺼운 철판) 가격이 인상되면서 조선사들은 원가부담이 커졌지만 선가(뱃값)는 크게 오르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을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올해 철강 업계는 자동차,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의 부진한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는 이중고에 시달렸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정부가 수입산 철근의 수입을 막으면서 국내 철강사는 내수시장에 이어 해외수출 길까지 막혔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철강재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90만톤) 감소한 2816만톤으로 집계됐다.
대내외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국내 철강사 중 포스코만 선방했다. 포스코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531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6% 증가하며 7년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해외 생산법인 중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PT.크라카타우포스코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다 포스코에너지 등 국내 주요 계열사가 호실적을 기록한 덕분이다. 현대제철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712억원으로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거두고, 동국제강은 올해 2000억원에 가까운 당기순손실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조선업계의 수주가 늘어나는 등 전방산업의 개선세로 후판 등 선박용 자제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세계 철강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는 중국이 대대적인 감산 정책을 펼치면서 국내 철근 가격도 다시 오름세다. 그러나 중국의 철강 감축 정책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철강사들은 내년 수출시장 대응을 위해 통상조직을 꾸리고, 신사업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달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기존 철강 부문을 철강·비철강·신성장 3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신성장 부문에 외부인사인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을 선임하며 철강 의존도를 낮추고 2차전지 소재 등 미래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포트폴리오 재편의 성과와 보호무역주의 등 외부적 요인에 따라 내년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공통적으로 수장이 교체된 철강 '빅2'는 노동조합과 내홍을 겪었다. 권오준 전 회장이 지난 4월 전격 사퇴한 뒤 7월에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 사령탑에 올랐다. 현재 포스코는 내부문건 탈취와 폭행 등 혐의를 이유로 민주노총 계열의 노조위원장을 해고(징계면직)했고, 노조 측에서는 회사의 노조설립 방해 의혹을 제기하며 경영진을 고소하면서 노사 관계가 극한으로 치달은 상황이다. 아울러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대표노조 자리를 두고 '노노갈등'의 양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우유철 부회장이 최근 계열사인 현대로템으로 자리를 옮겼고, 정몽구 회장의 측근인 김용환 부회장이 현대제철로 이동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76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7% 늘었으나,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한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1020억원으로 줄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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